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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 리뷰

보니(Boni) - 1990

 











보니(Boni)
1990
2010. 12. 15.
프로듀서: 윤재경

1. 1990 (작사: 윤재경 / 작곡: Mild Beats, 윤재경 / 편곡: Mild Beats)
2. 무엇이라도 (윤재경 / 윤재경 / 윤재경)
3.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김성주, 윤재경 / 윤재경 / 윤재경)
4. 연인 (윤재경 / Mild Beats, 윤재경 / Mild Beats)
5. 너뿐이야 (Day & Night) (윤재경 / 윤재경 / 윤재경)
6. 기다릴게 (윤재경 / 윤재경 / 윤재경)
7.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Radio edit)


콘셉트가 확실해서 좋다. 앨범 제목에서 눈치 챌 수 있듯, 1990년대 흑인 음악에 정조준한 방향은 추억을 불러일으키며 그때로 돌아간 듯한 느낌을 준다. 2010년에도 이런 소리를 만날 수 있다는 게, 그걸 또 새로운 얼굴이 불렀다는 게 반갑다. 

뚝심 있는 결정은 프로듀서의 몫이 컸다. 소울사이어티(Soulciety), 지플라(G.Fla), 소울맨(Soulman) 등 주로 흑인 음악과 연관된 음반에 참여했던 윤재경(Mbrica)이 전곡을 담당하며 설계를 구현했다. 능통가가 대표를 맡으니 그 깊이에 대한 믿음은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풍족한 배경에서 복고를 소개하는 이는 보컬이다. 1986년생인 보니(Boni)는 어린 나이임에도 시대의 무게에 기죽지 않은 채 곡을 장악한다. 흔히 알앤비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가창력과 ''이 충만한 가수다. 창법마저 천편일률적인 시기에서 쉽게 지나칠 수 없는 인재임이 틀림없다. 

특이점은 이미 같은 해 3월에 < Nu One >(2010)으로 신고식을 치룬 적이 있다는 점이다. 두 번째 미니 앨범이기도 한 이번 작은 이른 시간에 나왔다. 사정을 살피니 최근 < 남자의 자격 - 하모니 >에서 합창단 구성원으로 얼굴을 알린 상황. 강력한 홍보 자원과 함께 지금 후속 움직임을 보여주는 것이 시기적절한 게 사실이다. 

그렇다고 소홀히 만든 앨범은 아니다. 오히려 < Nu One >보다 더 고집 있다. 전작이 알앤비의 전체적 모양을 펼쳐보려 했다면, 이번엔 보컬리스트 역량에 온전한 집중을 가했다. 과거를 떠올려주는 신시사이저 질감과 뛰어난 표현력의 목소리가 1990년대 입장을 안내한다. 가요라는 틀 안에서 알앤비를 갈구했던 이들에게, 다양성을 외쳤던 이들에게 찬사받기 충분하다. 

대중들에겐 확실치 않다. 윤재경은 음반에서 혼자 너무 많은 짐을 짊어졌다. 그가 작곡가의 위치에서, 프로듀서의 위치에서 가져야 할 판단은 따로 구분되지 않아 보인다. 그러니 타이틀도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를 정했다가 '기다릴게'로 바꾸는 등 혼선이 생겼고, 유행의 흐름 역시 명확히 읽어내지 못했다. 적어도 실력 있는 신인을 알리겠다면, 좀 더 흥행 요소를 고려한 참여진의 개방을 시도했어야 했다 

구석구석 살피면, 춤과 외모에 열중한 연습생들 사이에서도 보배가 있다는 걸 발견할 수 있다. 1990년대엔 이런 실력파들의 인기가 심심찮게 있었음에도, 지금은 왜 이리 주목받기 어려울까. 아이돌, 후크송이 대세인 시점에서 부족한 감독의 융통성이 원인 중 하나일 것이다. 지금 보니에겐 적절한 타협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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