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Navi)
Hello
2011. 01. 19.
프로듀서: ITM
1. 다시 돌아가 (feat. 용준형 of Beast) (작사: 나비 / 작곡: 나비 / 편곡: 배영호)
2. 잘 된 일이야 (강은경 / 이현승, 이기 / 이기, 장원규)
3. 놀라워라 (나비 / 나비 / 이현승, 이기)
4. 오늘도 난 (최규성 / 최규성, RADO / 최규성)
5. 마음이 다쳐서 (feat. Crown J) (오성훈 / 오성훈 / 오성훈)
6. 끝까지 들어 (나비 / 이상호 / 이상호)
7. 우리 정말 사랑했어요 (with K.Will) (조은희 / 신인수 / 서의성)
8. I love you (박시진 / 이현승 / 홍준호, 이현승)
9. 길에서 (나비 / 이현승 / 이현승)
10. 눈물도 아까워 (feat. 현아 of 4Minute) (강은경 / 조영수 / 조영수)
11. 잘 된 일이야 (Inst.)
12. 놀라워라 (Inst.)
신인 가수를 알리기 위한 작곡가 이현승의 눈물겨운 사투.
주목할 만한 신인이 나왔지만, 시장의 반응은 뜨겁지 못하다. 김태우의 '사랑비', 다비치의 '8282', 백지영의 '잊지 말아요' 등 꾸준한 히트곡을 내놓는 작곡가 이현승이 발굴. 직접 차린 회사의 1호 가수로 올리게 된 나비(Navi)는 데뷔 3년째지만, 여전히 이름을 알리려 노력 중이다.
안지호란 본명의 이 여성은 이미 다른 음악가들에게도 능력을 검증받았다. 김형석은 물론이고, 신승훈은 아예 본인의 20주년 기념 음반에 참여시키기도 했다. 흑인 음색이 느껴지면서도 깔끔히 지르는 발성이 발군이다. “처음 보자마자 알리샤 키스(Alicia Keys)가 떠올랐다.”(이현승)라고 말했을 만큼, 최근에 나온 젊은 여가수 중에선 단연 정상급 가창력을 보유하고 있다.
지원에 나선 노래들도 범상치 않다. 2008년 3월 처음으로 내놓았던 'I love you'는 바로 침투되는 놀라운 선율과 재즈 반주로 짠 세련된 마무리로 귀가 즐거울 정도다. 이현승의 야심작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잇따라 출시된 싱글들도 마찬가지. ‘마음이 다쳐서’(2009), '끝까지 들어'(2010)도 예사롭지 않은 가락이 있다. 신인이 다 받기에는 벅찰 정도로 많은 킬링 트랙들이다.
‘나비'란 대명사는 이미 국악, 댄스, 인디 분야에서 다른 이들이 사용하는 이름이다. 데뷔곡 역시 보편적으로 쓰여('I love you') 여러모로 하나의 상표를 만들기엔 뚜렷하지 않다. 거기에다 참여 명단은 눈이 어지러울 정도다 '최고'를 위해 많은 조력자가 함께했지만, 욕심이 과했다. 어떤 장르든 시원시원히 어울리는 보컬을 지나치게 믿은 듯, 음악 방향이 애매하다. '끝까지 들어'는 댄스곡, '우리 정말 사랑했어요'는 듀엣 발라드, 'I love you'는 팝이다. 나름 폭넓은 대중음악을 지향하려 한 건 이해하나, 싱글 몇 장에 너무 많은 걸 나타내려 했다.
그래도 억울할 만하다. 빈틈을 보이지 않게 만들었음에도 대중은 계속 외면하고 있으니까. 이번에야말로 벼랑 끝에 몰린 듯 전력투구하고 있다. 각종 예능 프로그램 클로징에 뮤직비디오를 투입하고 있고, 도시 중심가엔 앨범 포스터를 붙이고 있으며, 나비의 트위터 내용은 쉴 새 없이 기사로 만들어지고 있다. 이 정도라면 회사는 '가수'라는 직업 울타리 안에서 할 수 있는 홍보는 놓치지 않았다.
빛내줘야 할 신인임이 틀림없다. 그럼에도 못 알아봐 준다면 대중은 진정한 노래쟁이를 놓치는, 아쉬운 일이 생길 것이다. 지금과 같은 미지근한 반응 이후에 어떤 결과가 있을지 모르지만, 어느 날 그녀에게 지원이 끊기거나, 예능 프로그램에서 자주 만나게 된다면 그건 회사와 가수에게 책임을 묻기 어려울 것이다. 이승환이 < Karma >(2004)를 내며 했던 말이 떠올랐다. “음악으로만 봐준다는 말은 다 거짓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