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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 리뷰

시크릿(Secret) - Madonna















시크릿(Secret)
Madonna
2010. 08. 12.

1. Madonna (작사: 김기범, 강지원 / 작곡: 김기범, 강지원)
2. 랄랄라 (Naco, 징거 / Naco, 김수빈)
3. 잘해 더! (feat. 백찬 of 8eight) (백찬 / 백찬, Pdogg)
4. 줄듯말듯 (황성진, 마리오, 징거 / 이상인)
5. 자리비움 (김기범, 강지원 / 강지원, 임상혁)

걸 그룹 후발 주자 시크릿(Secret)에게 'Magic'은 한 줄기 단비 같은 존재였다. 멤버 한선화의 예능 진출로 인지도가 올라갔으나, 음악적으로 내세울 만한 곡은 없었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그 틈새 공략을 재활용하려 하나 그러기엔 방법이 노골적이다.

수많은 경쟁자 속에서 'Magic'이 가졌던 차별화는 사운드 텍스처였다. 대부분의 회사가 캐릭터 싸움에 치중하고 있는 사이, 4명이라는 적은 인원에서 낼 수 있는 승부수를 편곡으로 띄운 것이다. 빅밴드가 연상되는 형식은 획일화된 가요계에서 단연 눈에 띄는 음악이었다.

두 번째 미니 앨범에서도 이 부분을 집요하게 파고든다. 아예 앨범 제목부터 타이틀과 동일하게 맞췄고, 'Madonna'의 구성은 전작과 차이를 두지 않을 정도로 정조준 해놓았다. 'Magic 2'라고 이름을 붙여도 어색하지 않다.

발전이 없는 건 아니다. 관악기의 등장에선 브라스 밴드가 직접 참여했고, 기타의 재기 넘치는 움직임에도 힘이 더욱 강조됐다. 전 싱글 보다 연주의 향기가 진하게 머문다.

부족함을 메우는 건 사실이나, 창조성에 있어선 가뭄에 가깝다. 과도한 비유를 써본다면, 전자 제품의 펌웨어(Firmware) 업데이트를 맞이하는 느낌이다. 보너스 트랙으로 실릴만한 곡이 대표로 내걸린 셈이다.

전체적으로 이런 방식에 중점을 두었다면 어느 정도 수긍이 되겠지만, 그것도 아니다. 'Madonna'를 제외한 '랄랄라', '잘해 더!', '줄듯말듯'은 현재 나오는 소녀 팀들의 전자 음악 환경에서 벗어나는 게 없다. 전략적 특성을 위해 재즈적 효과를 방편(方便) 한 것이나 다름없다. 이런 노림수는 콘셉트가 다른 나머지 곡들과 동떨어진 기분을 들게 하고, 완성도에서도 자연스레 비교하게 된다. 아무리 미니 앨범이지만, 곡간의 연대가 최소한으로 이루어져야 하지 않겠는가.

심지어 발라드 '자리비움'으로 마무리하는 형식도 < Secret Time >의 노선과 다를 게 없다. 데뷔 한지 일 년이 채 안 된 팀이 벌써 자기복제에 치중하고 있고, 정규 앨범 한 장 없는 상황에서 이런 꼼수를 노렸다는 점이 무서울 뿐이다. 대형 기획사들의 텃세 속에서 흥행을 바라는 소형 소속사의 두뇌 회전이 적나라하게 노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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