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보아일랜드(Javoisland)
To The Island
2010. 07. 19.
프로듀서: 자보아일랜드
1. 입세션(Intro) (작곡: 안혜진)
2. 네가 남긴 것 (작사: 박상현 / 작곡: 박상현)
3. You were always right (박상현 / 박상현)
4. 너와 나 우리 (박상현, 안혜진 / 박상현, 안혜진)
5. Hello my girl (박상현 / 박상현)
6. 애인없어요 (박상현 / 박상현)
7. 一場椿夢 (안혜진, 박상현 / 박상현)
8. Sunset drive (박상현 / 박상현)
9. I'm sorry(제리의 일기) (박상현 / 박상현)
10. Sleepy time(Outro) (안혜진 / 안혜진)
밴드 유지에 있어 가장 어려운 점 중 하나는 협동일 거다. 두 명만 모여도 뜻이 달라지는 상황에서 그 이상의 숫자로 뭉쳐 발생하는 일들은 셀 수 없을 만큼 많아지기 때문이다. 다섯 명의 구성원이 함께할 것만 같았던 자보아일랜드(Javoisland)도 그 난관을 이겨내지 못한 채 둘이 됐고, 줄어든 인원수만큼 음악의 무게도 떨어졌다.
2007년 'Polaroid'의 첫 항해는 나쁘지 않았다. 보컬, 기타, 베이스, 건반, 드럼으로 꾸려진 조직은 팝을 지향하는 바람을 충실히 이행했고, 'It's a trick!'(2007), 'Hey! everybody'(2008) 등 비록 공개하는 곡수가 단출해도 꾸준한 성과물을 내놓았다. 4년 만에 나오게 된 대망의 첫 앨범은 그 인원이 모두 함께하지 못한 채, 보컬 박상현과 건반 주자 안혜진만이 남게 되었다.
소리의 골격은 변함없다. 수록곡에 동반된 세션은 멤버를 포함 5~6명으로 범위를 잡았고, 별도의 소리기구는 첨가하지 않았다. 헤어진 애인을 그리워하는 '네가 남긴 것', 피아노 연주가 매끄러운 '너와 나 우리' 등 'Polaroid' 때부터 시작한 방식들이 익숙하게 펼쳐진다.
개성 강한 음악 형식을 무기로 서교 시장에 뛰어드는 다른 팀들에 비해, 악기 중심의 대중적 팝을 들려주려는 편곡은 접근에서 부담이 없다. 자칫 마니아적 색깔을 먼저 떠올릴 수 있는 인디의 선입견도 쉽게 떨쳐버릴 수 있을 정도다.
이것이 장점이겠지만, 반대로 그만큼 경쟁자가 많다는 뜻이 되기에 두각을 나타내는 일은 쉽지 않다. 무엇보다 단박에 포착되어야 할 곡의 존재가 미흡하다. 다작의 활약을 보여주지 않았음에도, 4년이란 시간 동안 만들어진 창작물들이 'Polaroid'와 비교해 뚜렷한 인상을 남기지 못하는 것은 만족스럽지 못한 부분이다.
완성된 곡들의 형태가 흐트러지진 않았기에, 만드는 과정에서 나름의 기술을 가진 것은 사실이다. 남은 건 탄탄히 쌓아올린 실력을 빛내줄 만큼의 선율뿐. 기나긴 세월을 보내며 단련된 집중력을 이제 가락에 나눠줄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