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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 리뷰

채동하 - D Day







채동하
D day
2010. 09. 16.
프로듀서: 채동하

1. Vanilla sky (작사: 채동하 / 작곡: 채동하 / 편곡: 권성민)
2. 하루가 미치고 (채동하 / 채동하, 권성민 / 권성민)
3. 내 편 (채동하 / 서재하 / 서재하)
4. 바보야 잘가 (채동하 / Iyagi / Iyagi)
5. Vanilla sky (Inst.)

에스지 워너비(SG Wanna Be+)란 왕관을 벗어놓은 용기는 대단했다. 인기 절정의 순간에서 안주보다 도약의 길을 택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굳은 의지는 솔로로서 펼치고 싶은 음악에 대한 욕심으로 이어졌고, < D Day >에서 짧게나마 그 결실이 이루어졌다. 

그룹의 굴레를 벗어나 다시 시작한 홀로서기의 초반은 조금 의외였다. 데뷔작 < Nature >(2002)부터 발라드를 고수하여 큰 변화는 없을 거라 예상했지만, 음반의 중추를 작곡가 조영수에게 맡겼던 것이다. 팀 활동에도 절대적 영향을 끼쳤던 손이 여전히 그를 감싸 쥐고 있었다. 

이는 용단(勇斷)의 목표가 '혼자만 받고 싶은 주목'으로 의심되는 상황이 됐고, 무리였을 때와 큰 차이를 안겨다 주지 못한 채 쓸쓸히 막을 내리고 말았었다. 유명세를 탄 이름으로 내게 된 독집음반도 2002년의 상황과 별반 다를 게 없었던 것이다. 

단출한 짜임새로 복귀한 신보에선 그 오해를 걷어준다. 지휘부터 곡을 쓰는 부분까지 본인이 직접 나서며 열정을 불사른 것. 그만의 성질은 단숨에 과거와 차별적인 소리를 공작해낸다. 1980년대 댄스 스타일이었던 < Essay >(2009)의 수록곡 '잘가 바보야'바보야 잘가를 통해 로큰롤로 바꾸어놨으며, 'Vanilla sky'에선 속도감까지 더했다. 

아쉬운 건 타이틀로 낙점된 '하루가 미치고'의 가락이 별다른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오히려 'Vanilla sky'의 선율이 더 잘 들릴 만큼, 타이틀 선정에서 기존 이미지 유지에 중심을 둔 거 같아 아쉬움이 있다. 곡 전개 방식도 지나치게 후반 폭발에 목매며 단조롭다. 

작곡과 프로듀싱에 있어 달라진 면모가 반갑지만, 'Vanilla sky'에서의 과도한 바이브레이션이 강렬한 편곡과 어울리지 못하는 부분 등은 싱어송라이터로서의 서투른 흔적을 남긴다. 음악가로서의 완성 단계는 조금 기다려야 할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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