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Island
Beautiful Journey
2010. 08. 25.
프로듀서: 한성호
1. 사랑 사랑 사랑 (작사: 김도훈, 이상호, 마리오 / 작곡: 김도훈, 이상호 / 편곡: 이상호)
2. 굳은살이 박혀버려.. (한성호 / 한승훈 / 한승훈)
3. Baby love (한성호 / 한성호, 김재양 / 김재양)
4. 미친 듯이 너 하나만 (한성호 / 김재양 / 김재양)
5. 돈키호테의 노래 (한성호, 글공장 / 최종훈, 한승훈 / 최종훈, 한승훈)
에프티 아일랜드(F.T Island)는 록 밴드가 아니다. 드럼, 베이스, 기타, 건반, 보컬로 꾸며진 구성이 헷갈리게 할 수 있으나, '사랑앓이'(2007)부터 시작해온 음악은 철저히 발라드였다. 팝 밴드로 보는 것이 정확하며, 비교도 발라드 노래와 하는 게 어울린다. 두 번째 미니 앨범 < Beautiful Journey > 역시 마찬가지다.
이런 근거는 작곡가 라인에서도 쉽게 예측할 수 있다. 엠투엠(M To M), 에스지 워너비(SG Wanna Be+)에게 곡을 주었던 한성호가 주축을 맡고 있고, 김도훈이 '사랑 사랑 사랑'에 참여했다. 과거 바이브(Vibe)의 류재현, 이경섭과 손잡았던 걸 기억한다면 익숙한 명단일 것이다. 모여진 작곡가 모두 발라드가 주 종목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표면상 이상은 없다. 연주 일원이 있다고 꼭 록을 고집해야 하는 건 아니니까. 문제는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기획사 주도로 가고 있다는 거다. 밴드라면 분명히 그들만의 소리를 담을 수 있어야 한다. 데뷔 4년 차로 접어들며 이룩해놓은 이번 앨범의 성과는 전곡의 드럼과 베이스를 직접 연주했다는 것과 '돈키호테의 노래'에서 리더 최종훈이 참여했다는 점이다. 이 정도 적극성은 댄스 그룹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성과다. 즉, 멤버의 악기 대동은 춤추는 팀들과의 차별화를 위한 기획일 뿐이라는 걸 드러낸다.
이들은 소몰이 창법이 전국적 열풍이던 2000년대 중반 뚜렷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었다. 잘생긴 가수와 그 뒤를 받쳐주는 세션의 모양새는 실력파, 정통파 같은 이미지를 엮어내며 다른 무대 연출을 해낸 것이다. 덕분에 유행이 미진해진 시기에도 간간이 순위권을 노리니, 방법에서 성공을 거둔 것은 사실이다.
트로트 느낌의 선율 이동과 현악적 감각을 살리려는 편곡 방식은 '사랑 사랑 사랑'부터 '돈키호테의 노래'까지 데뷔 때와 똑같다. 앨범 제목은 '아름다운 여행'이지만, 가사만큼은 여전히 이별 얘기다. 울고 짜는 노래에 있어선 확실한 한 길만을 추구한다.
일반적으로 초심을 되찾는 걸 바라지만, 에프티 아일랜드만큼은 예외다. 신기할 만큼, 뚝심 있게 지키고 있는 그 자리에서 과감한 변신이 요구된다. 그만큼 처음 가졌던 마음에 순수성이 적은 거다. 해를 거듭해도 매번 동일한 술수를 쓰니 무엇을 바라겠는가. 이제 남겨진 관심은 이러한 편법이 얼마큼 더 지속할 수 있느냐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