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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 리뷰

조정치 - 미성년 연애사

 











조정치
미성년 연애사
2010. 07. 15.
프로듀서: 조정치

1. 너와 난
2. 사랑은 한 잔의 소주
3. 달려가
4. Waltz for sue
5. 다시 만나라
6. 늙은 언니의 충고
7. Folk singer (feat. 오소영)
8. 마성의 여인 (feat. 정인)
9. 잘지내
10. 안부

전곡 작사, 작곡, 편곡: 조정치


조정치는 강산에, 윤종신, 한영애 등 뮤지션들의 앨범과 공연에 참여하고 있는 기타리스트다. 보통 한 가지 악기에 전념한 사람이 앨범을 냈다고 하면, 지난 시간 동안 탐구한 연주 기구의 진한 맛과 가치를 담아내려는 것이 일반적이다. < 미성년 연애사 > 역시 그 공식을 벗어나진 않았지만, 록이 아닌 어쿠스틱 팝을 들고 나온 점에서 짜릿하다. 

거칠고 굵은 사운드는 없다. 그 체형을 유지하는 비결은 박자에서 다른 대안을 만들었기 때문. 규칙적인 흐름에선 리듬 기타를 내세웠고, 그로도 모자란 부분에선 프로그래밍이 기존의 드럼을 대신했다. 박진감은 약한 모습이나 속도감은 뒤처지지 않는 것이 사실. 오히려 바이올린, 오보에, 휘슬, 트럼펫 등 어쿠스틱에서 자주 접하는 악기들의 소리가 그 빈자리를 무색하게 할 만큼 풍성하게 만든다. 

풍요한 도구는 이것뿐만이 아니다. 30대인 그의 머릿속에서 나온 남녀에 관한 가사는 묘한 공감대를 이끌어낸다. 제목만으로도 남다른 '사랑은 한 잔의 소주''늙은 언니의 충고', 서로의 불만을 대화하듯 노래하는 '마성의 여인' 등 가사 속 단어들은 일상에서 익숙하게 쓰이는 표현들이다. 소소하면서도 현실적인 낱말들이 귀를 쉽게 지나치지 않는다. 

기타쟁이로서의 사명감도 놓치지 않았다. 통기타와 전자 기타, 베이스 기타를 부지런히 등장시키며 노래의 배경으로서 온 힘을 다한다. 자신이 가장 잘하는 것을 내세우기보단, 목소리와 어울리려는 노력에 우선순위를 둔 거 같다.

  이런 안락한 음향과 재미난 어휘들에 비해 주인공이어야 할 보컬은 제 몫을 다하지 못했다. 음이 올라갈수록 떨리는 목소리는 자연스레 곡의 불안감을 초래한다. 깔끔하지 못한 음정처리와 조마조마한 발성이 충족한 결과물을 뽑아내지 못하는 것이다. 세션 출신으로서 가지는 약점이 발견된다. 

첫 앨범임에도 프로듀서, 작곡자, 연주자로서 깔끔한 인상을 가져다주지만, 정작 핵심이어야 할 가창력에서의 부족함은 아쉬움이 남는다. 차라리 피처링 멤버들을 주연으로 세워봤으면 어땠을까. 가수로서의 욕심과 앨범의 완성도 사이에서 좀 더 합리적이 선택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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