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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 리뷰

유우(U) - Fall In Love








유우(U)
Fall In Love
2009. 07. 16.
프로듀서 : 김성진, 박성후

1. 울컥 (작사: 정지선 / 작곡: 오승은 / 편곡: 오승은)
2. Fall in love (유우 / 유우 / SEED, H.SOUND)
3. 왜 나를 (유우 / 유우 / SEED, H.SOUND)
4. Kiss me (Matthew Preston Slocum / Matthew Preston Slocum / SEED, H.SOUND)
5. Fall in love (Acoustic Ver.)
6. 울컥 (Instrumental Ver.)

2002년 일본에서 보아(Boa)의 성공은 한국 여가수의 새로운 롤 모델이었다. 조심스레 후발 주자들이 생겨났고 지금도 활동을 이어주는 가수들이 있다. 일본의 대표 기획사 에이벡스(AVEX)에 몸담았던 유우(U)도 그 중 한 명이다. 이름은 낯설지만 이미 2006년 국내에서 메이(May)라는 이름으로 EP < Wonderland >를 내놓았던 중고 신인이다. 후에 일본 시장에 주력했지만, 눈에 띄는 수확은 얻지 못했다.  

잊힐 뻔했던 그녀가 갑작스레 대중에게 노출된 건 계약 관련 법정 뉴스였다. 소속사와의 오랜 공방 끝에 노예계약에서 벗어났다는 내용이었다. 그게 2008년 일이다. 이후 새 둥지를 찾고 이름도 바꾸어 미니 앨범을 냈다. 정식 등장 이후 3년. 참 오래 걸렸다. 

어두운 일이 가득했지만, 그간의 감정을 음악적으로 표출하진 않았다. 데뷔 때부터 해왔던 통기타 중심의 모던 록을 그대로 이어주고 있다. 이 분야에서 여성 보컬을 내세운 밴드와 곡은 많지만 유우의 스타일은 기존의 속도와 강함에서 거리가 있다. 록적인 창법보다 발라드 창법이 생각나는 보컬은 '울컥', 'Fall in love' 같은 일반적 밴드 구성으로 이루어진 편곡 속에서도 자신만의 호흡을 흩트리지 않으면서 노래에 맞춰진다. 그래서 다가오는 느낌이 팝에 더 강하다.

'Fall in love'의 어쿠스틱 버전은 기타와 보컬이라는 간결한 조직 속에서도 높은 음 성향의 음색과 경쾌한 반주 소리가 유우에게 얼마나 자연스러운지 설명한다. 화려한 곡들이 주를 이루는 국내 여성 보컬들을 생각해본다면 꾸미지 않은 표현으로 여유를 느끼게 해준다.  

아쉬운 건 앨범의 흡인력이다. < Fall In Love >에서는 특별히 귀를 이끄는 인상적인 부분이 없다. 신인 같지 않은 사운드를 배출하면서도 존재감을 각인시켜주지 못했던 < Wonderland >를 기억해 낸다면 신경 써야 할 점이다. 

이름을 바꿈으로 인해 포기해야 하는 점은 많다. 사람이 상품의 가치로 판정받는 곳에서 그 단점을 따져야 한다면 헤아릴 수도 없다. 그러나 그녀는 과감히 결단했고 무리하지 않은 채 지금까지 해 왔던 음악들을 놓지 않고 돌아왔다. 표지는 화이트 톤으로 여성의 모습을 강조했지만, 기타를 들고 메인을 장식했던 예전의 모습은 속지에서 여전히 확인할 수 있다. 

그만큼 고통 받았던 시절과 현재의 용기가 결과로 이루어져야 할 시점이다. 송 라이터 능력에 악기 연주까지. 이제 남은 건 그녀를 알리는 곡이다. 곡에 대한 본인의 욕심도 좋지만, 외부와의 관계를 좀 더 개방시켜 참여 진의 다양성을 시도해 본다면 가능성은 더 커질 수 있다. 유우라는 이름이 메이보다 더 익숙한 날이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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