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아시스(Oasis)
Definitely Maybe
1994. 08. 06.
프로듀서 : Oasis, Mark Coyle
전곡 작사/곡 : Noel Gallagher
1. Rock 'N' roll star
2. Shakemaker
3. Live forever
4. Columbia
5. Supersonic
6. Bring it on down
7. Cigarettes & alcohol
8. Digsy's dinner
9. Slide away
10. Married with children
"비틀스보다 더 위대해질 생각 없이 이 판에 뛰어들었다면, 그건 그저 심심풀이인 게지."
미국 얼터너티브 록의 공세로 록 음악의 뚜렷한 색깔 없이 침체기를 겪고 있던 영국은 자존심에 상처를 받고 있었다. 비틀스(Beatles), 레드 제플린(Led Zeppelin), 아니 섹스 피스톨즈(Sex Pistols)만큼의 독보적 존재가 없기에 대결에서 내놓을 카드가 없었다. 그러나 1994년 8월. 맨체스터 출신의 한 밴드는 영국 음반 역사상 '한 주간 가장 많이 팔린 앨범(약 347,000장)'을 기록하며 부재중이던 영국 록의 새로운 주인이 된다. 위의 건방진 말을 내뱉으며 등장한 오아시스(Oasis)가 그 주인공이다.
화제의 데뷔 속에 나온 음악은 '새로운'것과는 거리가 멀었다. 끝없이 펼쳐지는 기타의 헤비함, 정돈된 드럼의 태도 등은 90년대의 신(新)감각과는 달랐다. 5인조이지만 기타, 베이스, 드럼, 보컬로만 이루어진 전통적인 구성은 전자 장비를 잦게 쓰던 유행도, 현대적 편곡 방식도 찾아볼 수 없었다. 담배 냄새가 가득한, 동네에 남은 오래된 클럽에서 맥주를 마시며 들을 수 있는 예전 것을 그대로 담아냈다.
고전적이고 복고적인 이 방식은 영국 국민에게 명중했다. 그리고 그에 대한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판매량의 수치, 언론과 대중의 자세는 굶주렸던 '슈퍼스타'에 대한 애정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자고 일어난 사이 오아시스는 영국의 영웅이 되었다.
영국민들이 뽑는 '앨범 순위'에 매번 드는 < Definitely Maybe >는 그만큼 1960년대부터 완성되었던 영국 록 음악의 기본과 원칙이 자리 잡고 있다. 로큰롤의 느낌이 무엇인지에 대해 살펴보는 'Rock 'N' roll star'을 시작으로 'Slide away'까지 거칠게 흔들어대는 사운드를 치환하지 않은 채 올곧게 나아간다.
그리고 모두가 따라 부를 수 있는 멜로디를 갖추어 놓았다. 공연에서 매번 팬들이 따라 부르며 절대적 레퍼토리로 남은 'Live forever', 6분이 넘는 곡이지만 기타의 리프와 후크가 맞아떨어지며 후반의 꽃을 장식하는 'Slide away'등은 단순히 옛날의 모습에 영향을 받아 따라하는 수준의 밴드가 아닌, 모방을 통해 새로운 것을 창조해내는 창작의 광경을 펼친다.
마지막 곡 'Married with children'에서는 포크를 통해 잔잔한 팝을 제시한다. 록과 함께 팝의 위치도 놓치지 않았던 역사적 밴드들의 여유 또한 빠짐없이 습득한 것이다.
음악만큼이나 밴드의 리더 노엘 겔러거(Noel Gallagher)와 친동생 리암 겔러거(Liam Gallagher)의 독설과 불화로도 유명해졌지만, 비틀스를 들으며 비틀스를 뛰어넘고 싶었던 이 밴드의 노력과 결실은 열등하지 않았다. 잊혀가는 밴드와 사라져 갈 뻔했던 영국 록 음악에 근간을 새로운 세대들에게 알려줬다. 그래서 < Definitely Maybe >의 존재는 90년대 영국 음악에서 결코 잊을 수 없는 소중한 명반이다.
* 오아시스의 판매 신기록은 2006년 악틱 몽키즈(Arctic Monkeys)의 < Whatever People Say I Am, That's What I Am Not >(약 365,000장)에 의해 깨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