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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 리뷰

아키버드(Aquibird) - 싱숭생숭














아키버드(Aquibird)
싱숭생숭
2009. 11. 04.


1. 싱숭생숭
2. 걷기 좋은 날씨
3. 몽상 (Acoustic ver.)
4. 생각지도 못한 선물
5.
낯설지 않아 (Acoustic ver.)


그룹의 구성원이 바뀌면 음악의 질감도 달라진다. 특히 그 위치가 팀 컬러를 결정할 정도의 보컬이라면 변신의 폭이 더 넓어지기 마련이다. 현재의 만족도를 떠나 자연스레 원년 멤버와 선이 그어지고 그리워할 때가 있다.


DJ 매직 쿨 제이(Magic Cool J)와 레이디 제인(Lady Jane)으로 시작했던 혼성 듀오 아키버드가 바로 그렇다. 제인이 팀을 떠나고 그 자리를 유연이 이어받았다. 또한, 공연에서 기타 세션을 맡았던 임정우가 정식 멤버로 가입해 3인조 밴드로 거듭났다.


‘원조’ 아키버드의 매력은 ‘퓨전’에 있었다. 일렉트로닉, 라운지, 애시드 재즈 등을 자유롭게 버무리며 팬들에게 휴식을 안겨줬다. 거기에 제인의 청아한 보이스는 산뜻한 음악을 완성하는 마침표였다.


‘새로운’ 아키버드는 그런 과거의 향수에서 벗어났다. 편안한 음악을 하는 건 변함없지만, 기타가 리드하면서 밴드 스타일이 강화됐다. 또 새 얼굴마담 유연은 발라드에 어울릴법한 서정적 음색을 들려주며 좀 더 대중적으로 무게 중심을 이동했다.


미니음반 < 싱숭생숭 >은 이런 변화를 보여주기 위해 만들어진 작품이다. 1집 < Aquibird >의 ‘On the disco radio'은 '싱숭생숭’으로, 1.5집 < Whose Dream >에 ‘Whose dream’은 '걷기 좋은 날씨'로 리메이크 되는 등 수록곡 모두가 기존에 발표했던 노래들이다. 편곡의 초점은 신입 멤버들에게 맞춰졌다. 매직 쿨 제이가 주도했던 프로그래밍은 한걸음 물러나며 가수와 기타리스트의 앙상블에 주력했다. 가사도 모두 한글로 써서, 유연의 음성과 더불어 청자에게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게 했다.


그러나 팬들의 기억 속에 여전히 남아있는 제인의 아우라와 3인조가 보여줄 수 있는 신곡은 없어서인지는 몰라도 과거의 그림자를 걷어내기엔 역부족이다. 리더 매직 쿨 제이는 리모델링한 그룹의 출발 지점을 기존 음악의 변신으로 잡았다. 하지만 영광의 순간은 온전하게 보존하는 게 더욱 현명하다. 이 음반이 잘 대변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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