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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 리뷰

클래지콰이 프로젝트(Clazziquai Project) - Mucho Beat













클래지콰이 프로젝트
(Clazziquai Project)
Mucho Beat
2009. 11. 26.
프로듀서 : 김성훈

1. 핑
2. Lalala
3. 집착
4. Spinning the world (Voice remix)
5. Tell yourself (Daishi dance remix - english ver.)
6. 초콜릿 트러플 (Unpluggged ver.)
7. Love again (Ram rider remix)
8. Kiss kiss kiss (Yasutaka nakata(capsule) remix)
9. 집착 (4Step 4ward mix - HAN(W))
10. Back in time (Cloud remix)
11. Flea (Jojal remix - audition grandprix)
12. The road (Sugiurumn remix)

전곡 작사, 작곡 : 김성훈 (Dj Clazziquai)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음원 차트 순위는 장시간 정성을 들여 나온 음반의 생명력을 짧게 만들고 있다. 풀 앨범만을 고수하던 가수들도 A, B 형식으로 파트를 나누거나 미니 앨범을 지향하는 분위기다.
 

클래지콰이 프로젝트(Clazziquai Project)는 이런 상황에서 나름의 대안을 갖춰 놨다. 2004년 공식 데뷔 앨범 < Instant Pig >이후 < Zbam - Remix >를 시작으로 매번 정규 음반과 연관된 리믹스 앨범을 냈던 것이 시대에 맞물려 빛을 보고 있기 때문이다. 전작의 노래들을 재편곡하고 몇 개의 신곡을 더한 구성이 빠르게 달라지는 음악 시장에서 재도전 할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한 것이다. 

특히, 발전을 거듭해온 이 시리즈는 3.5집 < Robotica >에서 음악의 뼈대인 3집 < Love Child of The Century >만큼의 높은 완성도를 자랑했다. 그동안 팬과 일렉트로닉 마니아층만의 소유물로 여겨지던 편견을 탈피하고 처음 듣는 이에게도 반복적인 감상과 소장의 매력을 안겨줬다. 

그 비법은 외부 뮤지션들과의 만남이었다. 2.5집 < Pitch Your Soul >까지 주도했던 리더 김성훈(DJ Clazziquai)의 프로듀싱을 벗어난 국내외 DJ들과의 교류는 더 넓은 음악적 표현을 펼쳤고 성공적으로 이루어졌다. 

< Mucho Beat >는 4집 < Mucho Punk >를 위와 같은 방식을 계승한 리믹스 앨범이다. < Robotica >에도 참여한 일본의 유명 DJ 다이시 댄스(Daishi Dance)를 필두로 램 라이더(Ram Rider), 스기우럼(Sugiurumn) 등은 물론이고 스웨덴 아티스트 클라우드(Cloud)까지 섭외하며 변신에 폭을 늘렸다. 

그러나 결과엔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집에서도, 공연장에서도 듣기 좋았던 리믹스들이 < Mucho Beat >에선 다시 소수의 음악으로 돌아간 느낌이다. 램 라이더가 맡은 'Love again'부터 일정한 비트의 반복으로 별다른 감흥을 이끌지 못한 편곡은 마지막 트랙 'The road'까지 이어진다. 일렉트로닉 클럽에서 DJ가 틀어주는 선곡으론 적합한 편이나, 감상의 목적으론 건조하게 들릴 수 있다. 

신곡 역시 마찬가지다. 'Lalala'의 진행은 블랙 아이드 피스(Black Eyed Peas)의 'I gotta feeling'과 부끄러울 만큼 비슷하다. 물론 과거에도 'Fill this night'을 통해 의도적으로 자미로콰이(Jamiroquai)를 떠올리게 한 적이 있었지만, 일렉트로닉 사운드에 더 충실했던 이번 정규 앨범의 방향을 생각해보면 연관성이 떨어진다. 

장르적 변신을 꾀한 < Mucho Punk >가 기존의 히트 공식에서 거리감이 있었던 게 사실이지만, 그 상태를 리믹스에도 이어줄 필요가 있나 싶다. 누구보다 일렉트로닉 전파에 앞장섰던 클래지콰이의 장점은 대중성 아니었던가. < Mucho Beat >는 그 가치를 퇴색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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