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웰 시즌(Swell Season)
Strict Joy
2009. 11. 11.
1. Low rising (작사 / 작곡: Glen Hansard)
2. Feeling the pull (Glen Hansard)
3. In these arms (Glen Hansard)
4. The rain (Glen Hansard)
5. Fantasy man (Marketa Irglova, Glen Hansard / Marketa Irglova)
6. Paper cup (Glen Hansard)
7. High horses (Glen Hansard)
8. The verb (Glen Hansard)
9. I have loved you wrong (Marketa Irglova)
10. Love that conquers (Glen Hansard)
11. Two tongues (Glen Hansard)
12. Back broke (Glen Hansard)
13. Somebody good (Bonus Track)
프로듀서 : Peter Katis
길거리 악사와 가난한 이민자의 순수하고 아린 사랑 이야기, 2008년 아카데미 주제가상에 빛나는 영화 < 원스(Once) >다. 그 두 주인공 글렌 한사드(Glen Hansard)와 마르케타 이글로바(Marketa Irglova)의 프로젝트 팀 스웰 시즌(Swell Season)이 돌아왔다.
영화 개봉이 2007년이었으니 2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간 바뀐 것은 무엇일까? 예상치 못한 흥행으로 세계적 유명 인사가 되었다는 점도 있겠지만, 실제 연인임을 밝혀 화제였던 둘의 관계가 더 지속하지 못한 채 친구로 남았다는 것이다.
헤어진 마당에 앨범을 내다니, < 원스 >의 명성을 쉽사리 놓지 못하는 걸까? 이와 관련해 상업적 관점에서 여러 의혹을 제시할 수 있으나 그러기엔 < Strict Joy >가 부정적 시각을 잠재울 만큼 정직하게 울려 퍼진다.
음악은 영화의 히트곡 'Falling slowly', 'When your mind's made up'을 떠올리면 쉽게 그려진다. 원래 두 곡다 스웰 시즌 첫 번째 앨범 < The Swell Season >의 수록곡들이었다. 대중에게 알려진 순서가 바뀌긴 했으나 차례를 고민할 만큼 시간적 변화에 기인한 팀은 아니기에 크게 신경 쓸 필요는 없다.
앨범 전반이 이별에 기댄 분위기는 아니지만,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는 그림이 인쇄된 커버만큼 밝은 감정은 살피기 힘들다. 여전한 한사드의 통기타와 이글로바의 건반 소리와 함께 조금씩 거칠고 어두우며 서정적으로 다가온다. 앨범 제목처럼 오직 음악만을 위해 선을 그은 '엄격한 즐거움(Strict joy)'으로 노래한 느낌이다.
첫 싱글 'Low rising'은 대표적이다. 익숙한 한사드의 목소리와 기타 리프가 시작을 이끌지만, 현악과 조합되는 후반은 슬프게 마무리된다. 이글로바가 노래한 'Fantasy man', 'I have loved you wrong' 역시 기존의 음악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조용한 편. 그러나 하모니카의 마무리가 매력적인 'Feeling the pull', 후반 밴드 합의 힘을 보여주는 'The rain', 'High horses'등 속도감 있는 음악의 연결이 자연스러워 청취의 집중도를 높였다.
애초 스웰 시즌은 한사드의 솔로 프로젝트로 시작하다 세션인 이글로바의 자리가 커지면서 팀으로 발전했다. 그것이 < 원스 > 이전(2006년)에 생긴 일이니 어찌 보면 영화의 존재는 음악으로 출발했던 팀의 지속 여부에만 영향 끼쳤을 뿐이다. 그리고 이 고마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2년간 여러 나라에서 공연을 열고 초대 행사에 참석하느라 바쁘게 보내 앨범만을 위한 시간을 많이 못 가졌으나 제작 여유와 무관할 만큼 밀도 높은 작품을 완성했다.
영화와 함께 19살 나이 차를 극복했던 과거의 로맨스가 드러난 것도 사실이지만, 남녀로 구성된 듀오에서 연인 관계였던 건 이들만이 아니다. 또한, 음악에 있어 외부 시선에 당당히 맞설 수 있는 뮤지션으로서의 능력을 어김없이 발휘한다. < Strict Joy >는 굳이 < 원스 >에 엮이지 않을 만큼 스웰 시즌이란 팀의 가치를 끌어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