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 분위기가 달라졌는데 익숙하다. 3번째 미니 앨범을 발표한 빅뱅의 신보는 새 미니 앨범이라기보다 그냥 전작에 부록 편이라고 말을 해주는게 더 어울릴거 같다.
거짓말의 표절 논란이 오래가긴 했나 본데 '하루 하루'를 편곡한 '다이시 댄스' 와의 작업은 플러스가 된 게 아닌 마이너스가 되고 말았다. 의도는 좋았지만 굳이 다이시 댄스와의 만남에서 비슷한 류로 뽑아 재탕까지 해먹을 필요가 있었을까? 이제 겨우 20대 초반이고 대한민국 가요계에서 주목하고 있는 작곡가 지드래곤이 미니 앨범 3장 만들어놓고 벌써 겁이나 도전하기 무섭다면 빅뱅의 미래는 기존의 아이돌 그룹과 달라질게 없을 것이다.
그래도 다행이라면 현재 활동하는 아이돌 중에 유일한 주권이었던 곡 참여에 있어서 전혀 밀리고 있지 않다는 거다. 본인들의 의사를 반영했는지 안했는지는 소속사 관계자가 아닌 내가 알 수 없지만 국내 거대 기획사 중 유일하게 뮤지션을 키우는 YG에서 후속에 대한 걱정이 컸었음에도 이런 선택을 내린다는 건 존중해야할 일일 것이다.
빅뱅의 인기는 대단하다. 불황인 가요계에서 음반 판매량과 챠트 순위만 봐도 서태지가 부럽지 않을 정도이다. 유치하게 서로의 파트를 반씩 나눠 부르지도 않는다. 밀어줄 땐 밀어주고 빠질 땐 빠져준다. 지드래곤과 탑의 주도가 지나친 '하루 하루'이지만 보컬 3명의 역할은 튀지 않으면서도 조화하려고 노력한다.
연타석 홈런을 보낸 후 새로 낸 미니 앨범 한 장에 지나친 비판을 했을 수도 있지만 인기도를 따지지 않은 채 빅뱅을 봤을 때 분명 지금 이 아이돌 그룹은 중요한 그룹이다. 일본에서의 활동까지 끄집어내기 싫지만 심하게 차이 난다. 도전적인 힙합 아이돌의 모습을 국내에서까지 유지해달라고 하면 무리한 부탁이겠지만 음악이나 뮤직비디오나 뽑아내는 컬러는 신선함의 결정체이다.
이번엔 어떻게 넘어가련지 모르겠지만 다음에도 이런다면 빅뱅 음악의 타켓은 10대 소녀들로 남게 될 것이다.
빅뱅의 진짜 중간노선 점검을 정규 2집에서 보여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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