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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 리뷰

크루시픽스 크릭(Krucifix Kricc) - Transform

 











크루시픽스 크릭(Krucifix Kricc)
Transform
2010. 10. 21.
프로듀서: 크루시픽스 크릭

1. Change the flow
2. Can you be my (feat. B-soap, Kjun & Tyra)
3. Transforming
4. Damage control (feat. Swings, Basick & Rimi)
5. Show me your love (feat. Kjun & B-soap)
6. Dial my number (feat. Rimi)
7. Appleseed (feat. B-soap & Ignito)
8. Song for you (feat. B-soap & Kjun)
9. Traveling alone
10. Elevator (Producer edition) (feat. Rimi)
11. Can you be my (Inst.)


지금은 인터넷이 사람들을 하나로 모으고 있지만, 1990년대 후반만 해도 온라인을 대표하는 아이콘은 PC 통신이었다. 덕분에 음악을 사랑하는 이들은 그 안에서 동호회를 만들며 각자의 꿈을 키웠었고, 성실히 한 길을 걸은 이는 지분을 넓히며 음악계에 발을 들여놓았다. 

크루시픽스 크릭(Krucifix Kricc)PC 통신 동호회 'SNP' 출신이다. 이곳은 데프콘(Defconn), 휘성, 버벌진트(Verbal Jint) 등 뛰어난 뮤지션들을 배출한 곳. 그만큼 녹록하지 않은 프로듀서이기도 하다. 

흑인 음악 기반의 집단에서 출발했지만, 대체로 경음악이 주를 이룬다. 특히 'Nightbloombers', 'Unspoken love' 같은 초기 연주곡들은 서정적이면서도 재즈적인 감각을 터치하며 세련된 이미지를 연출한 대표 넘버들. 2< 미묘 >(2009)에선 아예 인스트루멘탈을 주요 비중으로 꾸미기도 했다. 

세 번째 정규앨범인 < Transform >은 여러모로 '의외'란 단어가 연상된다. 1년 만에 나온 발매 속도에 놀라게 되며(데뷔작 < Kandid Collection Vol. 1 >(2002)< 미묘 > 사이의 공백 기간은 7년이다.), '변형시키다'란 단어를 내건 제목에서 궁금증이 증폭되는 것. 두 장뿐이지만, 그간의 발자국에서 '변화'를 대입한다는 건 왠지 '새로운 도전'의 의미로도 느껴진다.

기존의 팬들이라면 조금 긴장할 수도 있으나, 그리 큰 걱정은 없을 거 같다. 작명 이유를 홍보 문구에선 '모든 어둠을 긍정적 에너지로 바꿔내겠다라고 해설했지만, 실제로 음악 자체가 비비드 컬러, 파스텔 색조를 대입할 만큼 성질이 바뀐 건 아니니까. 햇살 가득한, 건강한 기운이 도는 곡은 'Change the flow', 'Can you be my' 정도뿐이다. 

차라리 'Transform'이란 단어는 구성에서 발견하기 쉽다. 역대 앨범 중 경음악의 비중이 가장 적은 것. 사실상 힙합 앨범이라고 말해도 어색하지 않다. 

마이크를 들어준 이들은 데뷔부터 함께한 비솝(B-soap), 케이준(Kjun), 리미(Rimi), 스윙스(Swings) 등 대부분이 그가 속한 힙합 크루 '오버클래스(Overclass)'의 동지들이다. 또한, 전폭적인 지원의 적극성은 단순히 노래하는 것만이 아닌, 해당 곡의 작사, 작곡 명단에서도 함께 확인된다. 

과감한 변칙이나 공격적 성향을 자제한 편곡들은 상당히 안정적이다. 래퍼들이 쓴 가사에서 튀는 부분이 있으나, 전체적으로 모나지 않게 다듬어졌다. 그래서일까, 듣기엔 편하지만, 개성은 많이 감추어졌다 

아마도 이런 방향은 재능을 넓혀보려는 의도로 추측된다. 반주를 넘어 작업의 중심체를 보컬과의 결합으로 옮기고, 덩달아 'Reunion'에서 확인했던 시장성에도 문을 두드려 본 것. 비록 다양해진 목소리에도 과거의 건반 소리가 더 기억에 남는 건 어쩔 수 없지만, 아쉬움은 작년에 이어 부지런하게 창작물을 내놓은 근면성으로 봉합되는 거 같다. 대중적인 음반으로 비치기도 하는 < Transform >에서 그만의 기술은 조금 겸손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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