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담
Nostalgia
2009. 05. 14.
프로듀서 : 이담
1. 설레임
2. Waltz for you
3. Ann arbor
4. 숲 속의 빗소리 (Rainin' in the forest)
5. Love...rub...
6. 초원
7. Remembrance
8. 달려라, 이담
9. 따뜻한 봄 햇살 (Feat. 한설희)
10. Nostalgia
11. 뒷모습
12. Prayer
13. You call it love *
14. 봄의 시작
전곡 피아노 연주 / 작사 / 작곡 / 편곡 : 이담
* 영화 라붐 O.S.T - 'You call it love' remake
감상적 피아노 소리가 가득한 뉴에이지 음악은 듣는 이로 하여금 가슴 속에 숨어 있던 차분함과 감수성을 끌어낸다. 빠르게 변모하고 발 디딜 곳이 부족한 도시에서 건반은 곤비한 마음에 숨통을 틔워준다. 그래서 뉴에이지의 존재는 현대 사회에서 더없이 고맙다.
비록 미약한 숫자이지만 한국에서도 뉴에이지의 창작과 대중화에 새로운 수혈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지형이라는 본명을 가진 여성 피아니스트 이담은 공중파 방송과 단편 영화의 배경 음악으로 등장을 알리며 청중과의 접촉을 시도하는 신인이다.
어릴 적부터 피아노를 배웠다던 그녀는 성인이 되어서도 그 끈을 이었고 현재 대학 연구 조교로도 활동하는 면학의 기간이 짧지 않은 내공의 소유자다. < Nostalgia >는 그동안의 노력이 과장되거나 포장되지 않은 채 있는 그대로를 담아 정로되어 있다.
따뜻한 기운이 감도는 14곡은 봄이라는 단어에 잘 입혀져 있다. '설레임'부터 '봄의 시작'까지 햇살 가득 담긴 날 실내에서 까닥 잊을 수 있는 계절의 냄새를 물씬 품고 있다. 음악으로서의 대체가 충족되는 순간이다.
피아노를 통해 곡마다 이끄는 선율은 튀지 않는다. 귀에 서성이는 멜로디보다 흐트러지지 않은 채 흘러가는 기분은 여일 하다. 뉴에이지를 기반으로 어떤 것에 도전하기보다는 기본에 초점을 맞췄다. 클래식에 더 가까운 느낌이다. 그래서 유일한 보컬 곡 ‘따뜻한 봄 햇살’에서도 표현에 있어 별도의 욕심을 부리지 않은 채 분위기를 유지한다.
감상을 중점으로 찾게 되는 장르적 개성 덕에 곡의 청취보다 앨범의 청취가 더 잦은 뉴에이지다. 이담의 < Nostalgia >는 그 특징을 충분히 숙지하고 있고, 당기고 있다. 그래서 남은 건 그녀의 존재다. “공중파 프로그램 '스친소', '우리 결혼 했어요'의 배경 음악 삽입곡 'Ann arbor'”라는, 'Ann arbor'보다 더 긴 홍보 문구가 보여야 인지할 수 있는 이담의 곡이 아니라 'Ann arbor'자체만으로도 이담이라는 피아니스트를 알리는, “그녀의 곡이 어느 프로그램에 쓰이고 있다”라는 역할의 위치를 변경할 수 있는 곡이 필요하다.
청중들에게 상대적으로 관심이 덜 한 장르가 가진 아킬레스건이기도 하지만 단순히 푸념으로 넘길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담 역시 < Nostalgia >를 통해 대중과 만나면서도 욕심을 내야 할, 그녀가 넘어야 할 관문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