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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 리뷰

페퍼톤스(Peppertones) - Sounds Good!















페퍼톤스(Pepertones)
Sounds Good!
2009. 12. 17.

1. Sing! (가수: 이선)
2. Victory (김현민)
3. Ping-Pong (Deb)
4. 공원여행 (김현민)
5. Salary (연진)
6. 지금 나의 노래가 들린다면 (이선)
7. 새벽열차 (연희)
8. 작별을 고하며
9. Knock
10. 겨울의 사업가 

전곡 작사, 작곡, 편곡, 프로듀서 : 페퍼톤스


뒤늦게 찾아온 소모포어 징크스
 

'집이 바뀌면 삶이 달라진다' 라는 문구가 있다. 그만큼 보금자리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이다. 가수에게 이 뜻을 대입하면 그 장소는 소속사다. 회사의 존재만으로 장르 성향이 바뀔 수도 있고, 녹음실 환경이 달라지기도 한다. 그러니 음악 활동을 원하는 뮤지션에게 레이블은 불가결의 요소다. 

2000년대 후반 홍대 신의 스타 중 하나인 남성 듀오 페퍼톤스(Peppertones)도 집을 바꿨다. 데뷔 전 EP < A Preview >부터 함께했던 카바레 사운드(Cavare Sound)를 떠나 토이(Toy), 루시드 폴(Lucid Fall), 정재형 등이 몸담고 있는 안테나 뮤직(Antena Music)으로 옮긴 것이다. 소속 가수들만 봐도 예측할 수 있듯 이들은 이제 본격적으로 메이저 시장에 진출했다. 

자본의 유통이 원활한 곳인 만큼 예상대로 밴드에게 많은 지원이 가해졌다. 주요 악기 레코딩과 믹싱은 국내 정상급 녹음실로 평가받는 드림 팩토리 스튜디오(Dream Factory Studio)에서 명성 높은 소속 엔지니어 장지복, 김일호, 김한구가 맡았다. 현악은 전문 세션 그룹인 융스트링이 참여했으며 '서울 전자 음악단'의 드러머 신석철이 'Salary', '작별을 고하며', 'Knock' 에서 드럼 연주를 했다. 

그러나 사운드의 질적 향상이 만족스러운 결과를 담보하는 건 아니다. < Sounds Good! >은 그동안 오르막길만을 오르던 팀에 보이지 않던 균열들이 발견된 앨범이다.  

믹싱에 있어 고르게 퍼진 사운드가 안정감 넘치지만, 지를 때만큼은 확실히 보여주던 페퍼톤스만의 표현력도 사라진 게 사실이다. 88열차를 타고 정신없이 돌아다녔던 이들의 소리가 너무 얌전해 저버렸다. 

곡 구성의 매너리즘도 문제다. 대중성을 의식한 듯 러닝타임을 전체적으로 3~4분대로 마무리하며 팝 앨범 완성에 주력했지만, < Colorful Express >와 < New Standard >에서 들렸던 흡사한 편곡과 선율이 짜깁기로 반복된다. 게다가 이선을 제외하면 참여가수가 전작과 같아 그 체감은 배로 늘어난다. 

타이틀곡이자 기존의 방식을 벗어나려 노력한 '겨울의 사업가'도 피할 수 없다. 편곡에 새로움은 발견되나 듀오의 색깔을 나타내기엔 상당히 어두운 곡이다. 메이저 입성 후 발표한 첫 번째 프로모션 트랙치고 멜로디의 흡인력이 평이하다.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이 있겠느냐만, 그래도 잘하길 바라던 인디계의 희망이 이런 앨범을 냈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 즐거움과 자유로움이 넘실대던 밴드의 힘이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이걸 단순히 둘만의 실수로 판단하기엔 이유가 부족하다. 참여 명단에 등록되지 않은 새 소속사 선배의 입김이 한 몫 하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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