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앨범 리뷰

2PM - 2:00PM Time For Change

2PM
2:00PM Time For Change
2009. 04. 23.

01. What time is it now?
02. Again & again
0
3. 니가 밉다
04. 돌아올지도 몰라
05. Again & again (R&B mix)
06. Again & again (Inst.)
0
7. 니가 밉다 (Inst.)
0
8. 돌아올지도 몰라 (Inst.)


JYP의 자존심. 격동적인 댄스와 아크로바틱 안무까지 선보이며 기존의 보이 그룹과는 다른 차별화를 시도하려 했지만 이미 많은 남성 경쟁 팀의 등장으로 포화 상태에 이른 국내 음악 시장이다. 결국, 2PM의 데뷔는 성공적이지 못했다. 

자극적인 단어 선택으로 비추어지는 데뷔곡 ‘10점 만점에 10점’은 강렬한 퍼포먼스와 함께 상반되는 소년들의 귀여움을 여성 팬들에게 남기려 했지만 미지근했다. 하루 중 가장 뜨겁다는 오후 2시를 가리켜 팀명 자체를 ‘2PM'으로 만들어놨지만 2시에서 살펴 볼 수 있는 일상의 ’활발함‘이나 음악적으로 느껴져야 할 ’댄서블‘ 모두 대중에게 보여주지 못했다.

그래서 시작부터 철저히 콘셉트로 만들어 놓은 이 그룹의 긴급 변경 안은 템포를 조금 늦추고 남성상을 더 강조한 댄스곡 ‘Again & again'이다. 2시를 표현하는 팀이 템포를 더 올리면 올렸지 늦추다니, 싱글 반 제목도 < 2:00PM Time for Change >로 대놓고 바꿔 놨다. ‘G.O.D' 이후 남성 그룹에서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한 덕분인지 두 번째 싱글만에 초기의 음악적 연출 목표들은 모두 사라진 채 결과의 집중한 제품을 만들었으니 말이다.

그런데 그 결과물도 참 안쓰럽다. ‘비’와 ‘원더걸스’를 통해 재미 봤던 원 코드 방식을 2009년에도 계속 쓰고 있다. 굳이 차별 점을 따지라면 가라앉은 분위기에 더 치중하여 들리는 배경음의 등장 위치가 조금 가려졌다는 것. 보컬에 중심을 두려고 하는 듯 하지만 후렴에서 사용하는 오토튠은 그나마 기대했던 진지함을 모두 잃었다. 음악적 표현이 기존에 내놨던 곡들과 달라진 게 하나도 없다. 멜로디는 더 하다. JYP에서 발표했던 곡들의 중요 부분들을 짜깁기한 듯 만들어놓은 곡 라인은 후렴을 부각시키기 위해 급조했다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누가 들어도 박진영이다.

매력적인 배경 코드 하나 만드는 건 결코 쉬운 게 아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렇게 만들어진 코드가 짧은 음악 속에서 얼마나 빛을 발휘하고 있는가이다. 원 코드의 생명은 코드를 받쳐주는 공간감과 비트의 공존 아닌가. ‘Again & again'에서는 아무리 들어도 찾아볼 수 없다. 그저 코드 하나 만들어 계속 들려주는 반복재생일 뿐이다. 타이틀 적으로 보기에도 음악의 여운은 약하며, 트렌드에 맞춘 편곡도 어색하다. 그냥 썼던 그대로 표현해서 나왔다면 좀 더 나은 곡이 됐을 거다. (곡의 자연스러운 느낌은 R&B mix 버전을 들으면 금방 알게 된다.)

몇 곡 없는 구성이지만 그 이어짐은 흐트러지지 않고 갔다. ‘니가 밉다’, ‘돌아올지도 몰라’에서의 표현은 ‘Again & again'과 크게 다르지 않다. 분위기가 같아지면 질려지는 게 단점인데 이 보안책은 타 작곡가들의 참여로 새 멜로디를 공급하며 막아냈다.

싱글의 장점은 이런 경우다. 실패해도 곧바로 다시 도전할 수 있으니까. < Hottest Time Of The Day >로 시작한 2PM에게 남은 건 초창기 뜻을 얼마나 살려서 앨범을 내느냐이다. 그룹명만 봐도 그 팀의 색깔을 생각하게 해주는 이름들이 있다. ‘낮 2시’를 뜻하는 이름은 다른 아이돌 그룹과 비교했을 때 음악의 목표 방향을 뚜렷이 보여주며 차별화되어 있다. 효과적으로 부각시키고 싶다면 이름에 걸맞은 그들만의 모습이 필요하다. 퍼포먼스 말고 음악 말이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