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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 리뷰

달에핀 - 달에핀

 












달에핀
달에핀
2011. 11. 09.



1. 달
2. 둥둥
3. 반짝이는

전곡 작사, 작곡 : 달에핀


2011116, 라이브클럽 < >에선 5명의 뮤지션이 차례로 무대에 올랐다. 이날 공연주제는 매력 있는 여성 싱어송라이터들’. 모두 클럽 의도에 걸맞은 연주를 들려줬지만, 이 중 돋보였던 여성은 당시 유일하게 정식 음반이 없었던 달에핀이었다. ( < 달에핀 >은 그다음 주에 발매됐다.) 

성별이 같고, 대부분이 통기타만 가진 비슷한 조건이었다. 의상 하나에도 차이가 보이고, 나름 인디의 유명인사가 등장하면 관심이 더 갈 만큼, 가수가 올라설 때마다 무대의 느낌은 확연히 구분됐다. 이런 환경에서 머리를 뒤로 묶고, 런닝화를 신었던 그녀가 남다르게 보일 수 있었던 까닭은 무엇일까. 

장점은 표현력이다. 연주 악기와 목소리, 그리고 선율을 뽑는 부분에서 다른 여성 음악가와는 다른 분위기를 가졌다. 이날 유일하게 건반을 대동했으며, 음성에서도 한층 밝다 보니 뚜렷한 멜로디를 한층 더 살린 것이다. 어둡기만 했던 공연에서 빛이 나는 건 당연하다. 

이것을 단순히 그날의 일로만 평가하기엔 모자라다. 판을 넓혀 현재 홍대에서 활동 중인 솔로 혹은 듀엣 여성 뮤지션들의 색깔과 비교해도 단박에 발견할 수 있는 부분이다. 신기할 만큼, 대부분이 우울한 감정에 느린 박자에만 집중하고 있다. 어쿠스틱 기타가 주요 소재라고는 하지만, 왜 이렇게들 처져만 있을까 

국악 가락이 떠오르는 ’, 연인과 애틋했던 순간을 그리워하는 둥둥. 겨우 3곡이지만 수록된 싱글들은 웬만한 EP보다 더 매력적으로 들린다. 특별한 치장을 하지 않았음에도, 그녀가 가진 것들을 그대로 보여주니 그것이 다르게 들리는 것이다. 

부족한 여건에서 녹음된 사운드, 다듬어지지 못한 채 긴장감까지 겹친 목소리에 아쉬움은 남으나, 첫 싱글에서 발견할 수 있는 신선도는 충분하다. 말끔하게 완성되지 않았음에도 산뜻함을 느낄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나라엔 여성 싱어송라이터가 부족하지만, 여성 싱어송라이터들이 표현해내는 음악 스타일은 더 부족하기 때문이다. < 달에핀 >에는 그 갈증을 조금이나마 풀어주는 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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