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카피(T.A-Copy)
The Restoration
2011. 07. 01.
1. 렛 잇 레인(Let it rain)
2. 술이 문제야
3. 베이비스타 (Baby star)
4. Be greedy
밴드는 남성 4인조이며 레이지본, 노브레인 등과 함께 1990년대 후반 홍대 펑크(punk) 붐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앨범을 통한 정식 데뷔는 2002년에 이루어졌다.) 지금까지 다섯 장의 정규 음반을 냈고, 이번 작을 포함하면 다섯 장의 EP도 보유하고 있다.
10년을 넘게 활동했지만, 이렇게 간략한 소개를 첨부할 수밖에 없다. 그룹의 인지도는 쌓인 디스코그래피에 비해 높지 않기 때문이다. 이것이 밴드가 가진 문제점이자 약점이고, 그 증상은 이번 앨범에서도 개선되지 않았다.
타카피(T.A-Copy)는 대중적인 코드와 담을 쌓고 있지 않다. 시작은 '인디 1세대' 였지만, 지금은 그 누구보다 대중 친화적이다. 드라마 O.S.T 참여는 물론이고, 게임 O.S.T, 한국 프로야구 30주년 기념곡 '치고 달려라'까지 만들 정도로 활동 루트에 다양성을 타진했다.
신보도 어렵지 않다. 들리는 선율을 담아내며 로큰롤의 거리를 좁히려 한다. 클라이맥스에서 현악으로 곡의 규모를 키운 '렛 잇 레인', 후렴에 강렬함을 투하한 '술이 문제야', '베이비스타', 'Be greedy' 등은 편곡에서도 부담 없는 리스닝 환경을 구축한다.
그래도 귓가에 < The Restoration >이 쉽게 머물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소비자가 찾아오기 좋을 법한 인테리어를 꾸몄지만, 의도만큼 호응을 끌어내진 못했기 때문이다. 한방을 날릴 음표가 공석이고, 초반부터 집중시켜줄 이들만의 기타 리프도 부족한, 뭔가 반듯하고 예쁘게 포장은 해놨지만 손을 뻗을만한 특별함이 없다.
이런 현상은 공연장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매번 꾸리는 단골 셋 리스트를 봤을 때, 단박에 알 수 있는 곡을 찾기란 쉽지 않다. 동시대에 태어나 같이 뛰는 '크라잉넛', '노브레인'과의 차이가 여기서 나타나는 것이다.
무슨 말이 더 필요하겠는가. '히트곡 전무'. 밴드가 오랫동안 고민중인 정체성 결여의 원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