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이니(SHINee)
Lucifer
2010. 07. 19.
프로듀서: 이수만
01. Up & down (작사: Misfit, 김종현 / 작곡, 편곡: wiidope)
02. Lucifer (유영진 / Ryan Jhun, 유영진, Adam Kapit, bebe Rexha)
03. Electric heart (김부민 / hitchhiker)
04. A-yo (하정현 / C-2, Erin Reid)
05. 욕(慾)(Obsession) (작사: 김종현 / 작곡: John Ho, Sean Alexander, Jimmy Burney / 편곡: John Ho)
06. 화살(Quasimodo) (조인형 / Michael Lee)
07. 악(shout out) (JQ, SHINee, Misfit / Steven Lee, Drew Ryan Scott, Sean Alexander)
08. Wowowow (김진희 / Will Simms, Emma Stevens / 조용훈)
09. Your name (ONEW / Brandon Fraley)
10. Life (김정배 / Kenzie)
11. Ready or not (Misfit / Mikko Tamminen, Risto Asikainen, Will Simms)
12. Love pain (김태성 / 김태성, 노태륭)
13. 사.계.후(Love still goes on) (이윤재, JQ / 이윤재 / Rado)
동방신기와 슈퍼주니어(Super Junior)의 활동이 불안정한 상태에서, 소속사가 믿을만한 남성 팀은 샤이니(SHINee) 밖에 없다. 초기 '누난 너무 예뻐'(2008)의 돌풍이 현재는 미약하나, 노래부터 안무까지 이만한 기본기를 갖춘 그룹도 드물기 때문. 그만큼 제작 환경과 시기에서 '기대감'이 큰 상황이지만 < Lucifer >는 '충족'이란 단어로 연결하기엔 조금 모자란 거 같다.
스텝 명단만큼은 진수성찬이다. 에스엠 엔터테인먼트(SM Entertainment)의 대표 작곡가인 유영진과 겐지(Kenzie)를 비롯해 'Abracadabra'의 지누, 더블에스오공일(SS501)의 'Love like this'를 만든 Sean Alexander와 Drew Ryan Scott 등 국적 초월의 대규모 작곡 라인을 완성했다. 수록된 13곡에 20여 명이 넘는 작가 이름이 올라와 있다.
사운드 질감은 거대 몸집에 걸맞다. 에스엠의 앨범에서 대체로 포착되는 노련한 비트감이 < Lucifer >에도 살아 있다. 거기에 매끈하게 이어진 믹싱 작업들은 남다른 품질을 생산해냈다. 다국적 기업을 일궈내고 싶은 목표에서 음향만큼은 부끄러움이 없다.
이런 노력에 비해 뽑아진 선율들은 얌전하다. 청각을 관통하는 멜로디의 신선함이 부족한 편이다. 전자음악 트렌드를 충실히 지키며 SMP(SM Music Performance)를 살려보려는 'Lucifer'는 기승전결에 뚜렷한 선을 그어내고 있지만, 결정타 부분은 근래 나온 후크송들에 비해 공격력이 약하다. 특히 '욕(慾)(Obsession)', '악(shout out)' 등 참여 머릿수가 많은 곡에선 이런 불안한 집중력이 도드라진다.
앨범 자체의 방향도 문제다. 알앤비, 힙합, 일렉트로닉 등 시도한 장르가 너무 많다. 타이틀 곡을 중심으로 맞춰지는 '남자' 이미지는 어느 정도 구축된 게 사실이나, 편곡에서 곡의 스타일을 모두 살리려다 보니 듣는 내내 산만한 기운이 분다. 이 많은 인원을 이끌고 지휘한 프로듀서의 시야가 의심스럽다.
결정적으로 이번 콘셉트는 많은 아쉬움을 준다. 가수가 변화를 시도해야 하고, 진화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탈(脫) 에스엠으로 출발한 샤이니의 모습은 어느새 소속사의 선배들을 닮아가고 있다. 처음 데뷔했을 때 가져다주던 새로움이 이제는 없는 것이다.
애초 팀에게 느껴졌던 것들은 답습과 시류를 의식하지 않으면서 나오는 세련됨이었다. 시장의 빈틈을 날카롭게 파고든 그 전략에 대중은 반응을 보냈고, 지금도 그때의 인상이 더 짙다. 어쩌면 회사의 기둥을 세웠던 방법에 채울 사람이 없어서일 수도 있지만, < Lucifer >의 옷은 부자연스럽다. 샤이니의 변질(變質)을 멈추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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