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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 리뷰

랄라스윗 - 랄라스윗

이종민입니다. 2010. 5. 23. 19:02













랄라스윗
랄라스윗
2010. 04. 29.
프로듀서: 랄라스윗

1. 편지 (작사: 김현아 / 작곡: 김현아)
2. 꽃 (박별 / 박별)
3. 꽃 내리는 불면의 밤 (김현아 / 김현아)
4. 후일담 (박별 / 박별) 

전곡 편곡: 랄라스윗


한 때 < 대학가요제 > 수상은 음악을 시작하는 신인들에겐 훈장 같은 존재였다. 가수 이한철은 1994년 대상을 받고서 “학교에서 동상 세워주는 줄 알았다.”라고 말할 정도였으니, 뮤직키드들에게 '가요제'의 존재가 얼마나 대단했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지금은 음악을 할 수 있는 환경이 더 많아졌고, 대형 소속사의 기획 시스템이 보편화 돼 과거만큼의 비중은 없으나, 대학생만의 열정과 아이디어를 담아 곡을 공개하던 대회의 기본 목적은 변하지 않았다. 

박별(박새별), 김현아로 이루어진 여성 듀오 랄라스윗은 < 대학가요제 >(2008) 은상 출신이다. '나의 낡은 오렌지 나무'라는 곡으로 나왔던 그녀들은 수많은 관객과 전문 심사위원들 사이에서 기타와 건반만으로 노래를 불렀고, 신나는 축전이자 동시에 치열한 경쟁 터였던 그 자리에서 살아남았다. 다른 팀에 비해 상대적으로 꾸밈이 덜했던 무대였지만, 둘만의 감정과 호흡이 빛을 발하며 유종의 미를 거둔 것이다. 

< 랄라스윗 >은 이후 서교 음악 시장으로 자리를 옮긴 랄라스윗의 첫 번째 미니 앨범이다. 입상 후 시간이 조금 길어졌으나 듀오는 이곳에서 누리를 수 있는 '음악의 자유'를 마음껏 즐기며 예전만큼의 풋풋함을 유지하고 있다. 

베이스, 아코디언, 현악기 등 추가된 첨가제들이 몇 있긴 하나, 둘만이 소유하는 키보드와 어쿠스틱 기타의 큰 줄기는 여전하다. 사이좋게 두 곡씩 나눠 쓴 구성도 별다른 간격이 느껴지지 않은 채 팀이 지향하는 목적에 나란히 발맞춰 간다. 특히 '나'란 존재에게 하고 싶던 말들을 가사에 옮긴 '편지‘, 사랑받는 이가 화자가 되는 '꽃' 등 두 소녀를 조명하던 남다른 작법도 살아있다. 옛날만큼의 주목이 있지 않음에도 초심을 잃지 않은 채 같이 그렸던 꿈을 착실히 표현했다. 

4곡 안에서 두각을 갖춘 선율을 살피기가 어렵지만, < 랄라스윗 >은 '나의 낡은 오렌지 나무'만큼의 변함없는 풋풋함 선사한다. 산업화와 상업화로 얼룩진 가요계에서 하고 싶은 음악을 하는 청춘의 모습을, 소박하고도 아름답게 펼친 어쿠스틱의 향연을 텔레비전으로 보았던 만큼 말이다. 이래서 아직도 대학생만의 가요제가 따로 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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