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앨범 리뷰

유발이의 소풍 - 유발이의 소풍

이종민입니다. 2010. 5. 9. 12:18













유발이의 소풍
유발이의 소풍
2010. 04. 14.
프로듀서: 유발이의 소풍

1. 소풍가는 길 (Intro)
2. 봄이 왔네 (Feat. 캡틴락 '크라잉 넛')
3. 그런 얘기
4. 그녀의 일기장을 훔쳐봐주세요
5. 사랑아 (Feat. 이한철)
6. 이별도 아무렇지 않았잖아 (Piano version)
7. 곰돌아 미안해 (Feat. 조준호 '좋아서 하는 밴드')
8. 이별도 아무렇지 않았잖아 (Electronic version)
9. 이른 새벽 이야기
10. 소풍가는 길 (Outro)

전곡 작곡, 작사: 유발이
전곡 편곡: 유발이의 소풍


크레파스로 칠해진 앨범 커버와 밴드 이름에 쓰인 '소풍'이란 단어로 떠오르는 건 밝은 분위기다. 봄이 생각나기도 하고, 여유로운 흐름을 만들어내기 좋은 어쿠스틱이 그려지기도 한다. 거대한 치장보단 소소하면서도 자연스러울 거 같은 음악. 예상대로 < 유발이의 소풍 >엔 예쁜 기운이 감지된다. 

팀의 보컬이자 유일한 홍일점인 유발이를 중심으로 3명의 남성이 존재하는 유발이의 소풍은 엷은 색조의 사운드를 지향하는 밴드다. 이런 기반을 두게 되는 건 이들의 전신이 재즈밴드(Heum)라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당시 건반을 맡았던 유발이와 드러머 이광혁이 기타 치는 후배 김은성을 영입하며 지금의 팀을 탄생. < 제천 국제 음악 영화제 >(2009)의 '거리의 악사 페스티벌'에서 대상을 받으며 이목을 끌게 됐다. 

소풍을 떠나고 싶은 마음으로 시작한 < 유발이의 소풍 >은 그 마음만큼 환하고 가볍다. 리듬 기타의 움직임이 봄의 살랑거림을 떠오르게 하는 '봄이 왔네', 완구용 피아노와 쉐이커의 등장이 가사를 어루만져주는 '그런 얘기', 이별 역시 경쾌한 반주로 이겨내는 '이별도 아무렇지 않았잖아' 등 이들은 밴드 결성의 초심을 즐겁고 재치 있게 풀어나간다. 

그러나 아쉽게도 < 유발이의 소풍 >에선 꽃이 피는 계절만큼의 신선함이 느껴지진 않는다. 그 이유는 이런 스타일의 음악을 하는 선발 주자들이 대거 등장했기 때문. '곰돌아 미안해'에서 피처링을 한 조준호의 팀 '좋아서 하는 밴드'도 이들과 비슷한 분위기를 지향한다. 큰 무대가 아닌, 당장 옆에서 들려주듯 자연스럽게 진행하는 디자인이 이미 서교 음악 시장 안에서 종종 접하게 된 것이다. 

물론 유발이의 소풍은 재즈에서 익숙히 접했던 컴핑을 쓰기도 하고, 달리는 음악의 대표주자인 크라잉넛의 한경록(캡틴락)이 피처링에 참여하며 다른 이미지를 구축해보지만, 이들만의 남다른 색깔을 찾아보기엔 무리가 있다. 일상에서 쓰이는 단어들을 가사에 심으며 산뜻한 편곡으로 힘차게 나아보지만 듣는 이를 흡수할 만큼의 공감대는 형성되지 않는다. 

경쟁자가 많아지면 그만큼 팀의 색깔도 무뎌지기 마련이다. 20대에 접어들며 잊히는 소풍이란 추억을 꺼내 든 만큼 과거의 설렘을 다시 느껴줄 만한 비책이 필요하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