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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첼 인 어 스토리
(A'ccel In A Stroy)
Antinomy
2010. 02. 17.
프로듀서: 유병열
1. 낙인
2. Saint butterfly
3. Epilogue
4. Wristcut syndrome
5. 가지마
6. 내 탓이라고
전곡 작사, 작곡: 준형, 인성
자기들만의 소리를 만들어 연주하는 밴드의 모형이 아이돌 시장에 도입. 애초의 의도와는 다르게 그저 무대 위에서 댄스와 차별시킨 새로운 연출로 전락한 시대다. 그들이 어떤 음악을 하는 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보컬의 생김새와 연주 쇼맨십에 더 큰 비중을 두는 것이다. 이런 변질한 상황 속에서 에이첼 인 어 스토리는(A'ccel In A Story)는 망각될 뻔 했던 '진짜 록 밴드'의 소리를 들려준다.
< Episode Of The A'ccel >(2007) 이후 두 번째 미니 앨범인 < Antinomy >는 멜로디를 기반으로 이모코어(Emocore)적 감성을 분출했던 이들의 목적이 변함없이 남아있다. 듣는 이에게 있어 조금은 거칠게 보일 수 있는 록의 모형이 자리 잡고 있지만, 과도하지 않은 보컬의 바이브레이션과 단박에 포착되는 멜로디 라인은 대중적으로 손색없는 흡입력을 자랑한다.
얌전한 자세를 이끌다 후반 강렬함을 터트려주는 'Saint butterfly'와 'Epilogue'는 < Antinomy >의 대표 곡들. 이러한 분위기는 마니아 음악으로 끝날 수 있는 장르의 단점을 보완하면서도 록의 근간을 둔 밴드의 신념을 지켜준다. 매번 아티스트들이 고민하는 대중성과 작품성의 저울 속에서 중심을 맞추려는 노력이 돋보인다.
확연히 달라진 기타 사운드도 그 중심축에 일조한다. 데뷔작 < Story Of The A'ccel - Vol.1 >(2006)부터 더블 기타를 썼지만, < Antinomy >에서 더욱 풍성해진 기타의 질감은 곡 전체 흐름을 쥐락펴락하는 유동성을 갖추며 록의 맛을 살려 놨다. 밴드 연주가 돋보이는 'Wristcut syndrome'을 제외하면 곡의 진행 패턴이 유사해 자칫 이모(Emo) 록을 순화시킨 록발라드로 오해될 수 있으나, 정통에 입각한 기타 줄의 울림은 의심을 말끔히 해결한다.
데뷔 4년 차인 5명의 남자는 그동안 베이시스트 '준형'이 서태지 밴드로 활동하는 등 잠시의 공백기를 가지기도 했지만, < Antinomy >를 통해 진보한 음향은 이들의 첫 비등점으로 보인다. 듣기 좋은 곡을 만들려는 의욕이 앞선 나머지 곡의 기승전결 도입이 전체적으로 일정한 게 아쉽지만, 깔끔한 멜로디와 탄탄한 사운드는 분명한 '록'을 선사한다. 흥행을 위한 술수만이 파다한 시점에서 살필 수 있는 진정(眞正)한 음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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