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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 리뷰

루싸이트 토끼 - A Little Sparkle

이종민입니다. 2009. 11. 30. 19:12














루싸이트 토끼
A Little Sparkle
2009. 10. 14.

1. 생일 (작사: 김선영 / 작곡: 김선영)
2. 바보 마녀의 하루 (조예진 / 조예진)
3. 손꼭잡고 (김선영 / 김선영)
4. 나에겐 (조예진 / 조예진)
5. Driving (조예진 / 조예진)
6. B.I.S.H (조예진 / 김선영)
7. 하프물범(Letter to arctic) (조예진 / 김선영)
8. 잊혀진 이야기 (조예진, 김선영 / 조예진, 김선영)
9. Chrismas carol(제1탄 크리스마스 트리의 신비한 힘) (조예진 / 조예진)
10. Chrismas next day (조예진 / 김선영)
11. 손 (조예진 / 김선영)

우리나라에 여성 듀오는 드물다. 현재 활동하는 다비치(Davichi)를 제외하면 투투(Two Two), 비비(B.B), 에즈원(As one) 등 그 수가 적어 수년이 지나도 셀 수 있을 정도다. 이런 상황은 푸른 새벽 외에 두드러진 활약을 찾기 어렵던 홍대 신도 마찬가지. 그래서 여성 듀엣 루싸이트 토끼의 존재는 더없이 고맙다. 

조예진(노래), 김신영(기타)으로 구성된 1986년생 동갑내기 둘은 2007년 < Twinkle Twinkle >을 통해 정식 데뷔했다. 20대 초반에 겪을 수 있는 소소한 일상과 낭만적 몽상들을 가사에 표현하며 그에 어울리는 경쾌한 팝을 들려준다. 줄곧 남성 가수들이 차지했던 여심의 장 안에서 공감하고 소통할 수 있는 같은 성별이 나타난 것이다.  

곧장 이들은 눈에 띄는 신인이 됐고, 이후 2년 동안 에픽하이(Epik High)의 'Fallin'' 피처링, 이그나이트(Ignite) 앨범 < Look So Good >에 작사 참여 등 외주 작업에 박차를 가하며 인지도를 넓혀갔다.  

수많은 것을 느끼고 배우는 세대인 만큼 그 심정의 변화가 < A Little Sparkle >에 고스란히 녹아있다. 그래서 음악도 크게 두 축으로 이동된다. 통기타의 리드 속에 진지함이 묻어나는 쪽과 모던한 비트 속에 전자 기타의 거침이 담아 있는 쪽이다. 

앨범은 'Chrismas carol', 'Chrismas next day'를 제외하곤 전체적으로 어둡다. 여전히 루싸이트 토끼만의 상상력과 동화적 심성이 가득하지만, 그것들이 좀 더 현실에 맞닿은 분위기다. 기타와 건반의 나긋함이 매력적인 '생일'은 떠들썩할 기념일에 얌전히 바람을 표출하는 이들만의 방식이 있다. 사랑의 두근대는 마음을 담은 '손꼭잡고' 역시 순간의 떨림을 차분히 풀어내며 고백한다.  

그래서 센 음악들이 더 도드라진다. 지친 하루를 벗어나는 'Driving'에선 모던한 박자와 함께 탈출에 대한 정의를 두 여자만의 감정으로 풀어내고, 수없이 쏟아지는 험담을 비난한 'B.I.S.H'는 루싸이트 토끼가 보여줄 수 있는 답답함의 호소를 그려낸다. 

아쉬운 건 보컬. 본인들이 직접 만든 곡들임에도 곳곳에 무리한 시도가 전해진다. 'Driving', 'B.I.S.H', '손' 등 비트 있는 음악에서 조예진의 기교는 자연스러운 느낌보다 버겁고 힘들게 다가온다. 전문적 훈련을 갖춘 싱어의 자리가 생각나는 곡이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두 숙녀의 감성이 음악에 곧이 담겨 있다. 걸 그룹도 많고, 여자 가수도 부쩍 많아진 시기지만, 대부분 섹시만을 외치는 탓에 정작 여인을 위한 음악은 적다. 여자가 아니면 누가 여자의 마음을 알겠는가? 이 당연한 진리를 < A Little Sparkle >은 잘 수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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