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로니에 걸 - 널 사랑해 2

마로니에 걸
널 사랑해 2
2009. 09. 03
프로듀서 : 파라

1. 별이 진다네(Piano ver.) (작사: 조병석 / 작곡: 조병석 / 편곡: 신병준)
2. 널 사랑해 2 (심재희 / 마로 / 최한태)
3. 이제서야 (마로, 파라 / 마로 / 마로)
4. Forever love (파라 / 마로)
5. 떠나지마 (파라 / 마로 / 파라)
6. 상처 (파라 / 마로 / 마인드 큐브)
7. 스윗왈츠 (심재희 / 마로 / 파라)
8. 아시나요 (파라 / 마로 / 신병준)
9. 널 사랑해 (Remix) (김정은 / 마로 / CisTrans)
10. 하얀 연인들 (파라 / 마로 / 강린)
11. 별이 진다네(Orchestra ver)
12. 널 사랑해 2 (MR)
13. 이제서야 (MR)

그룹 마로니에를 기억하는가? 1994년 '칵테일 사랑'으로 가요 톱 텐 5주 연속 1위 수상의 금자탑을 쌓았었다. 이후 여러 장의 앨범을 냈지만, 지속적인 관심은 끌지 못했다. 

그때의 영광을 잊지 못한 채, 그룹의 핵심이었던 마로는 팀의 이름을 브랜드화 시켜 2005년 마로니에의 부활 탄을 쏘았다. 회사명부터 '마로니에 엔터테인먼트'로 설립하더니 예전 멤버들과 다시 만나 '마로니에 프렌즈'와 두 명의 신인 여가수로 이루어진 '마로니에 걸즈'를 만들었다. 그리고 현재 소속사에서 '클래식 록페라'라는 크로스오버 장르로 활동했던 솔로 여가수 파라를 '마로니에 걸'로 변신시켰다. 

이름도 바꾸며 앨범을 냈으니 뭔가 대대적인 변화가 이루어진 걸로 보이나 사실상 신곡 '널 사랑해 2'를 받쳐주기 위한 리메이크 앨범이다. '별이 진다네'는 같은 소속사 식구인 여행스케치의 데뷔곡이며 '이제서야'부터 '하얀 연인들'까지 8곡 모두 마로니에 걸즈와 파라 앨범에 수록되었던 곡들이다. 게다가 마로가 작곡하고 마로니에 출신 김정은의 솔로 앨범에 수록되었던 '널 사랑해'의 경우 란, 백지영, 마로니에 걸즈 등 마로와 연이 닿았던 후배 가수들이 수차례 리메이크를 했음에도 또 다시 수록했다. 유일한 신곡 제목도 '널 사랑해 2'다. 실로 이 정도면 집착이란 표현을 써도 과하지 않다. 

리메이크로 잡은 범위도 애매하다. 앞부분에서는 발라드, 후반에서는 댄스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중간에 놓인 '이제서야', 'Forever love'는 '클래식 록페라'라로 만들었던 편곡을 그대로 넣어 놨다. 팝이었던 '상처'도 파라 스타일로 살려놓았다. 그래서 청취가 트랙 중간으로 이동하면 파라의 앨범을 듣는 듯한 혼란을 가져다준다.  

'널 사랑해 2'는 대중적인 팝이다. '널 사랑해'와 유사한 진행으로 곡을 이끌지만 앨범의 얼굴을 맡을 만큼 강인한 인상은 없다. 

이름을 빌려 쓰는 건 양날의 검이다. 다른 신인 가수들보다 홍보에 수월한 부분이 이점이지만 이름값을 못하면 그만큼 비난의 대상이 되기 싶다. 그 효과도 이름이 빛날 때 이루어진다. '마로니에'를 기억하는 사람은 30~40대가 되었고 '널 사랑해'는 후속으로 쓰일 만큼 대중의 기억 속에 남아있질 못했다. 찬란한 과거를 부여잡기엔 너무 많은 미련이 있지 않나 싶다. 

브랜드가 존재할 때는 그만큼의 마케팅도 필요한 법이다. 새 앨범으로 나왔다는 2009년 '마로니에 시리즈'는 신곡을 한 곡 밖에 담지 않음으로써 방법을 떠나 그녀의 소식을 궁금했던 팬들에게 최소한의 '성의'도 보여주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