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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 리뷰

윤하 - Part A : Peace Love & Ice Cream








윤하
Part A : Peace Love & Ice Cream
2009. 04. 16.
01. Peace Love & Ice Cream
02. Black Rain
03. Break Out
04. 1,2,3
05. She is
06. 사랑하다
07. Luv U Luv U Luv U
08. My Song And... (Korean Ver)
09. 1,2,3 (Instrumental)
10. 사랑하다 (Instrumental)

전작 < Someday >의 성공에도 불구하고 1년이 채 안되어 그녀의 신보가 또 나왔다. 가수로의 길만 걷는 그녀의 이런 모습이 당연한 것 일수도 있지만 엔터테인먼트가 대세인 요즘에 기본적 활동이 이상하게 보이니 상황이 많이 나쁘긴 나쁜가 보다.

동명 타이틀인 'Peace Love & Ice Cream'으로 시작하는 윤하의 세 번째 스튜디오 앨범은 출발이 참 좋다. 강약을 적절하게 조절하며 분위기를 깨지 않는 그녀의 목소리도 좋고 템포 역시 튀지 않는다. 어떻게 보면 맨 마지막에 어울릴 만한 곡일 수도 있는데 윤하 적 느낌은 맨 앞이었나 보다. 인트로 ‘Black Rain'이 지나 곧 바로 ’Break Out'으로 넘어가면 기존에 진행했던 방법들을 쓰게 되는데 거칠게 표현하려 템포를 잡고 기타를 늘어놓지만 어정쩡하게 마무리 되어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는다. 타이틀 ‘1,2,3’는 질릴 만도 한 윤하 표 스타일에 새로운 방향을 만들었다. 기타와 피아노만이 주도했던 그녀에게도 이런 여유도 있다는 걸 보여주는, 분명 하나의 무기를 더 얻은 셈이다. 'She is'를 연주하고 데뷔 싱글 때부터 넣었던 발라드 방식인 ‘사랑하다’가 지나면 그녀가 처음으로 시도하는 댄스 적 느낌의 ‘Luv U Luv U Luv U'가 나온다. 앞으로 어떠한 음악으로 대중과 계속 만날지는 모르겠지만 그녀의 목소리가 또 다른 곳에서 어울릴 수 있다는 걸 증명한 트랙이다.  

세 번째 ‘앨범’이라는 수식어를 들고 나왔지만 설명할 것은 별로 없다. 끈기 있게 펼친 두 번째 앨범에 비해 이번 앨범은 파트를 따로 나누긴 했지만 내용이 너무 짧다. 한국어로 다시 넣은 ‘My Song And...', 서비스 트랙 '1,2,3 (inst.)', '사랑하다 (inst.)'을 빼고 ’Black Rain'까지 제외 한다면 제대로 넣은 신곡이 6곡이다. 일반적으로 파트를 나눈 구성이 최소 8곡이라는 생각을 갖는다면, 런닝 타임에 대한 아쉬움이 있는 앨범이다. 꼭 앨범으로 내놓으며 자존심을 세웠어야 했을까? 잘 만든 EP가 앨범 보다 더 나은 존재로 남을 수도 있는데 말이다. 

10대에 데뷔했다는 이유만으로 윤하의 출발은 아이돌이었다. 그녀가 직접 악기를 다룰 줄 알고 곡을 쓴다고 해서 새로울 건 없다. 그 정도 출발은 과거에도 있었으니까.

그런데 시기가 참 좋다. 90년대 후반, 적어도 2000년대 초반까지 들을 수 있었던 한국형 모던 록 음악이 지금은 그 어디에서도 들리고 있지 않다. 유일하게 윤하만이 그 노선을 걷고 있고 윤하만이 지키고 있다. 그 당시를 보냈던 이가 아닌, 아이돌 이미지에 걸 맞는 소녀가 말이다. 보컬은 더 말할 필요도 없다. 알앤비를 넘어 소몰이 창법으로 변질된 한국형 발라드에서 그녀는 시원시원한 보이스로 대중에게 다가가고 있다. 이러한 방법들이 익숙하고, 새롭지 않음에도 윤하의 존재는 그저 고마울 뿐이다. ‘1,2,3’ 같은 발견이 계속 된다면 윤하의 생명력은 더 길어질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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