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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 리뷰

디어 클라우드(Dear Cloud) - Bright Lights














디어 클라우드(Dear Cloud)
Bright Lights
2011. 06. 14.


1. You’re never gonna know
2. 널 위해서라고
3. 지금은 알지 못해도
4. 기억에 흩어지다 (Marcescent)
5. 아직도 그대가 익숙해
6. 행운을 빌어줘
7. 작별
8. 이미 오래전 이야기
9. 스쳐간다
10. 현실 5분전 

전곡 작사, 작곡: 디어 클라우드


밴드는 자유를 얻었지만, 현실을 버리진 않았다. 직접 레이블을 차린 뒤 내놓는 정규 앨범임에도 선율은 살아 있고, 전개는 날카롭다. 초반 ‘You’re never gonna know’, ‘널 위해서라고로 이어지는 밝은 분위기는 예전의 모습을 잠시 잊혀줄 정도다. 이제는 오버와 언더의 중간 지점이 아닌, 확실히 후자 쪽으로 위치가 잡혔음에도 타이틀로 결정된 널 위해서라고의 시장성은 역대 곡 중 단연 으뜸이다. 

그렇지만 반응은 과거와 별 차이가 없다. 상품성을 갖췄음에도 여전히 대중은 호응하지 않는다. 이유가 무엇일까. 단순히 록이기 때문에? 음악 색깔이 때문에? 아니다. 그런 식이라면 비슷한 성향의 넬(Nell)은 지금 위치에 있지도 못했을 것이다. 

여성 보컬을 앞세우는 팀은 많지만, 이 밴드만큼 개성 있는 음색을 가진 여성 싱어는 없다. 나인(Nine)은 우울하고 슬픈 음악에 적격이다. 허스키하면서도 중저음인 목소리가 이만큼 어울리기도 드물고, 이만큼 제 색을 나타내기도 드물다. 팀에서 빠질 수 없는 존재다. 

그 엄청난 비중만큼, 반대로 그녀의 보이스 컬러는 밴드의 대중화에 발목 잡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You’re never gonna know’, ‘널 위해서라고’, ‘행운을 빌어줘에서 가수는 안 맞는 옷을 입었다. 특유의 음성이 킬링 트랙에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고, 뚜렷하게 전달되어야 할 멜로디는 무뎌지며 끝내 밝은 노래도 탁하게 된 것이다. 

결국, 회심의 일격은 실패다. 결단을 내렸음에도 확실히 합쳐지지 못한 조합은 또 다시 소수만이 좋아하는 곡이 됐다. ‘지금은 알지 못해도’, ‘기억에 흩어지다’, ‘이미 오래전 이야기등 브리티시 록 기반의 몽롱함과 폭발이 함유된 회색 빛깔의 노래들이 건재하고, 단단하게 편곡을 짰음에도 대표로 나온 곡과 프론트 우먼의 부조화는 제자리를 만들고 말았다. 

차라리 기존 방식에서 두 곡만큼의 선율을 장착한 곡이 나왔으면 어땠을까. 팀의 브레인 용린의 작곡 능력은 예사롭지 않기에, 가능성 없는 상황이 아니다. 평소처럼 아예 시장을 크게 고민하지 않고 나왔다면 괜찮은 음반이겠지만, 고민을 행동으로 보여줬음에도 결과는 같다. 그러기에 이번 작은 괜찮으면서도 안타까운 앨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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