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영
Woman Being
2010. 10. 04.
프로듀서: 박기영
1. 안녕 (작사: 박기영 / 작곡: 박기영 / 편곡: 박기영)
2. 꼭 한번만 (박기영 / 배영준, 조삼희 / 배영준, 조삼희)
2. 빛 (강현민 / 강현민 / 강현민)
4. Dear (박기영 / 박기영 / 박규태)
5. One love (박기영 / 김성훈 / 김성훈)
6. Secret love (박기영 / 박기영 / 김상훈)
7. This love (박기영 / 박기영 / 김상훈)
8. Flash dance (박기영 / 박기영 / 김상훈)
9. 달 (박기영 / 박기영 / 한재원)
10. 가요 (박기영 / 박기영 / 김상훈)
11. 나예요 (박기영, 이재학 / 박기영, 이재학 / 박기영, 이재학)
12. 어떻게 저를 알았나요? (임거정 / 임거정 / 임거정, 김정민)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경우는 드물지만, 가수의 음악에선 매번 작업 때의 주변 상황과 심정이 묻어나기 마련이다. 이것은 음악의 색깔을 결정짓는데도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이 사실. 반려자를 만나 평생을 약속하게 된 박기영의 신보도 그래서 따뜻하고 안정적이다.
'Blue sky'를 열창하며 화통한 여성 로커로 인식되던 그녀를 비련의 주인공으로 만든 건 '그대 때문에'였다. 곡의 앨범인 < Bohemian >(2006)의 분위기가 전체적으로 어두워진 것이다.
이번에도 유난스럽지 않은 발걸음을 내딛는다. 러브홀릭스(Loveholics)의 강현민이 써준 '빛‘은 물론이고 대부분 곡이 이별에 관한 얘기들로 차있지만, 숙연한 흐름에선 벗어난 느낌이다. 아마도 담담해진 마음과 행복한 나날들이 삶의 중심으로 잡힌, 숙녀로서의 온순함이 예전과는 다른 시선을 만든 거 같다.
이런 자연스러운 흐름에서 대표곡을 '빛'으로 정한 건 의외다. 싱글을 통한 단판 승부가 공식화된 현 가요계에서 탄탄한 짜임새에 비해 후렴의 승부처는 찾기 어려운 것. 특히 '꼭 한번만', ‘One love' 등 뚜렷한 선율의 곡들이 충분히 갖추어져 있기에 뜻밖이다.
앨범 중반에 등장하는 'Flash dance'도 옥에 티. '달'로 이어지기 위한 포석으로 비치나, 오히려 ‘Flash dance'의 전자 향이 갑작스럽고 짙게 나와 음반에서 따로 노는 거 같다. < Woman Being >에서 어울리는 위치를 찾기 어렵다.
그러나 이런 작은 흠들도 감싸주는 건 역시 가창력이다. '꼭 한번만', 'One love'에서 처리해주는 고음은 발라드 안에서 시원한 기운을 불어넣는다. 목소리에서도 첨가물들이 많은 시대에, 더욱 도드라지는 깔끔함이다.
탄탄한 연주와 들리는 가락, 기본 잡힌 음성이 프로듀서 박기영의 감각을 제 차 확인시켜주는 거 같다. ‘빛'의 흥행은 염려되나, 디스코그래피 자체의 건강은 문제없는 것. 다만, 타이틀 작업에 이름이 빠진 것은 상당히 불안해 보인다. 3집 < 혼잣말 >(2000) 이후, '산책'을 제외하면 이제껏 모든 타이틀 작업을 주동했었고, 그것이 그녀를 대표하는 곡들의 탄생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창작력의 무뎌짐이 의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