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드 코스트(3rd Coast)
Altered Surface
2010. 06. 10.
1. Astral plane (작사: 최지호 / 작곡: 권성민, 한소현, 최지호)
2. Reason (최지호 / 권성민, 한소현)
3. Love solstice (최지호 / 권성민, 한소현)
4. On & on (최지호 / 권성민, 한소현)
5. Reason remix (Eaeon from Mot) (최지호 / 권성민, 한소현)
< Altered Surface >. 외관이 바뀌었다고 한다. 팀명도 그대로고, 권성민, 한소현, 최지호의 3인 체제도 똑같으며, 멤버들끼리 나누는 곡 작업 비율도 예전과 비슷하다. 겉으로 봤을 때 변한 건 없어 보이는, 2년 만에 나온 써드 코스트(3rd Coast)의 신보엔 무슨 일이 생긴 걸까.
일렉트로닉 리듬 속에 매끈한 멜로디를 장착했던 첫 앨범 < First Collection >(2008)과 비교한다면 < Alter Surface >는 같은 팀의 앨범이라고 믿기 어려울 만큼 음악이 달라졌다. 램 잼 월드(Ram Jam World)의 'Planet earth' 오프닝이 살짝 스치기도 한 'Astral plane'은 곧장 몽환적인 키보드 속에서 느긋한 목소리로 첫 대면을 한다. 거기에 덧붙여지는 피아노와 베이스의 삽입은 재즈의 맛까지 살려놓는다.
이런 조합이 < Fisrt Collection >에서도 못 본 건 아니지만, 표면적으로 더욱 짙어진, 주도적인 측면으로 갔다는 인상은 지울 수 없다. 이어지는 'Reason'에선 아예 처음부터 재즈 기반의 피아노 반주가 주축을 맡더니 후반엔 드럼 앤 베이스의 박자를 갖추며 내달린다. 상업적 이해타산을 의식한 편곡보다는 자주적인 소리에 더 많은 공을 들인 느낌이다.
2년 만에 나온 써드 코스트의 이런 변신은 소속사 변경으로 가능해졌다. 국내 굴지의 대형 기획사에서 출발했던 이들은 과감히 그 달콤한 유혹을 뿌리친 채, 본인들만의 회사를 설립하여 독자 노선을 걷게 된 것이다. 그러면서 그동안 아껴왔던 '하고 싶은 음악'에 더 가까이 다가서려 한 거 같다. 5곡의 짧은 미니 앨범이지만 < Altered Surface >는 전작과 비교해 같은 장르면서도 그 질감을 달리 만들어 놨다.
성공만이 주목을 받는 시대에서 이런 결정은 쉽지 않다. 더욱이 독립 후 택한 음악의 노선이 선택의 이유를 분명하게 표현하기 때문에 이익 관계에서 갈등의 고민은 더 했을 것이다. 그러나 그 판단이 결코 후회스럽지 않다는 걸 음악은 몸소 보여주고 있다. 'Circle', 'Just for you' 같은 강력한 선율을 자제한 것이 아쉽지만, 써드 코스트가 나아가고자 하는 색깔은 분명히 포착된다. < Altered Surface >는 이스트(East)도 웨스트(West)도 아닌, 또 다른 해안으로 가고 싶다던 팀의 바람을 실천할 수 있는 진정한 첫 항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