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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 리뷰

나미 - 보여

 

나미 - 보여

2013년 가요계가 조용필, 이승철에 집중하게 된 건 댄스와 아이돌로 집중된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생긴 반작용이라 볼 수 있다. 대중은 10대 가수의 등장만큼 중견 가수의 모습을 그리워하기 시작했고, 동시에 그들이 들고 나와야 할 음악은 신세대들과 겨루어도 촌스럽지 않은모양을 바란 것이다. 마치 20, 30년을 넘게 활동해도 차트에서 적지 않은 영향력을 과시하는 영미 아티스트처럼.

17년 만에 신곡을 공개한 대한민국 댄스 여가수의 조상 격인 나미의 등장은 그래서 반갑다. 용기를 내어 돌아와 준 것도 고맙지만, 그 등장이 일렉트로닉 댄스 뮤직 흐름에 제대로 응답했기 때문이다. 트랜스와 덥스텝이 껴안은 듯 진행된 곡은 주류에서 활동 중인 후배들도 내놓기 쉽지 않은, 단연 파격이며 도전이다. 

아마 마돈나가 이렇게 컴백했다면 당연한 순서겠지만, 한국에서 1960년대에 데뷔한 중년 여가수가 이런 변신을 한다는 것은 그 자체가 모험이자 혁신으로 비친다. 물론 이것은 단순한 선택이 아니다. 스스로 ‘30년 동안 하고 싶었던 스타일의 음악을 내어놓고 아직도 설렌다고 밝힌 만큼 EDM에 어울리고 싶은 나미의 의지가 다분히 반영된 결과다. 이처럼 한국엔 뚜렷한 주관을 가진 중견 뮤지션들이 여전히 존재한다. 영미 팝과의 차이라면 이들의 노력이 차트에서 빛을 발휘하기가 너무 어렵다는 것뿐. 오래된 가수들이 주목받지 못하는 건 촌스러워서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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