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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 리뷰

윤종신 - 그대 없이는 못살아















윤종신
그대 없이는 못살아
2010. 03. 25.

윤종신에게 예능이란?

1~20대가 주요 소비층인 예능 프로그램에서 윤종신의 존재는 모호하다. 1990년대에 주목받던 가수였지만, 매번 자료화면으로만 접하고 음악 무대에서 찾아보기 어려우니 지금은 예능프로그램 진행자로 착각될 정도다. 그만큼 그에겐 '음악'이란 질문보다 '예능'이란 질문이 더 어울리는 상황이다.

이런 현실에 분한 듯, 그의 새 싱글은 과거의 향수를 끄집어낸 흔적이 역력하다. '오래전 그날', '너의 결혼식' 등 서정적인 가사의 발라드를 선보였던 옛날 분위기를 그대로 옮겨 놨다. 방송에서 심심치 않게 자랑했던 '왕년의 포스'를 재건하려 한 것이다.

그러나 과거는 과거일 뿐. 별다른 보수공사 없이 리모델링된 '그대 없이는 못살아'는 감흥을 이끌어내지 못한다. 2000년대에 들어 그의 존재감을 부각시킨 '너에게 간다' 만큼의 멜로디 파워도 없고, '야경' 같은 운치 있는 가사도 없다. 그저 윤종신이 불렀던 발라드 향수를 위해 힘없이 서 있는 낡은 표지판 같다.

매달 싱글을 내놓겠다는 각오로 시작된 그의 'Monthly Project'는 반갑지만, 4월에 맞춰 나온 '그대 없이 못살아'는 진행자로서 바쁜 나날을 보내는 일상에서 작업에 노력한 흔적을 느낄 수 없다. 공개적인 약속을 한 탓에, 날짜에 이끌려 무리하게 시도한 흔적만 전달된다.

결국, 그를 기다리는 팬들에게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물이 나온 거 같다. 창작력이 마음만큼 불타오르지 못한다면, 더 나은 산물을 위해 쉬어주는 것도 나쁘지 않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이런 기획은 그저 '뮤지션'이란 바라진 명함을 되찾고 싶은 욕심으로밖에 비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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