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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 리뷰

박효신 - Gift Part 1








박효신
Gift Part 1
2009. 09. 15.
프로듀서 : 황세준


1. Gift (작사: 최갑원, 박효신 / 작곡: 황세준, 박효신 / 편곡: 황세준)
2. 사랑한 후에 (강은경, 최갑원 / 황세준, 김도훈 / 이현승)
3. 널바라기 (안영민 / 조영수 / 조영수, 서재하)
4
. 이상하다 (김세진 / 김세진, 서정진 / 김세진, 서정진)
5. 이름 모를 새 (최갑원 / 박수종, 이종훈 / 박수종, 이종훈)
6. Deja-vu (전해성 / 전해성 / 전해성)
7. 사랑한 후에 (Inst.)
8. Deja-vu (Piano mix)

가을, 발라드 가수의 소극적인 반격

근세 달 간 폭죽놀이 보듯 즐겼던 댄스 음악과 걸 그룹 여파는 지속하고 있다. 물론 이것이 대세고 유행이며 댄스 음악을 봄에 듣고, 겨울에 들으면 어떠냐. 하지만, 입추가 한참 지났는데도 구경할 시기에 맞춰 듣는 음악을 접하기 어려우니 가을을 장식할 무엇인가가 빈 거 같다. 옳거니, 그 허전함은 발라드다. 

현재까지도 예측 불가능한, 지속 기간을 모르는 아이돌 그룹 폭풍 속에 허기를 메워 주려 나온 대표주자는 박효신이다. 그래서 더 불안감이 찾아온다. 보통 발라드 가수는 후속곡을 통해 댄스를 대안으로 갖추지만, 박효신은 정말 발라드만 불렀으니까. 이런 시기에 앨범 발표는 용감한 도전이자 무리수 중의 무리수로 비쳤다. 

< Gift Part 1 >은 그 고뇌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첫 번째로 빨라진 속도다. 발라드지만 다들 심심치 않은 템포를 갖췄다. '이름 모를 새'조차도 1절 부분의 고요함은 2절로 넘어가면서 보여줄 수 있는 효과는 다 보여주려 한다. 

두 번째는 프로그래밍 사운드의 아낌없는 지원이다. 청명한 건반과 현악 연주가 담겨 있는 '사랑한 후에' 조차도 브릿지로 넘어가는 순간 전자 비트가 껴든다. 보컬도 얌전하다. 그가 갖고 있던 특유의 '소몰이' 창법은 '널바라기', '이름 모를 새'에서만 찾을 수 있다. 

마지막 증거의 결정타는 미니 앨범 자체. 싱글도 아니고 앨범도 아닌 어정쩡한 사이즈는 원체 팬들을 위한, 10주년이란 이름에 걸맞지 않다. 주류 음악과 타협하면서 몇 달 남지 않은 기념 기간 안에 내야 하는, 고뇌의 최종안으로 결정된 사이즈다. 만약 반응을 끌어내지 못한 채 대세에 묻힌다면 다른 시기를 틈타 < Gift Part 2 >로 돌아오는, 후속 조치에 대한 제대로 된 보험이다. 

온갖 절충으로 뽑아 낸 < Gift Part 1 >은 박효신이란 가수가 '지금' 펼칠 수 있는 알맞은 해답을 내놨다. 프로그래밍을 걸쳐놓는 수준으로 넣은 '사랑한 후에'는 발라드 가수의 자존심을 지켜줬고 'Gift', 'Deja-vu'에서 선보이는 전자 음악은 정면으로 들어내지 않은 채 앨범 초, 후반 부에 넣음으로써 현 음악 스타일과 박효신의 만남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해줬다.  

반응은 나쁘지 않다. 이승기의 등장도 시기상 든든한 버팀목이다. 비록 안전지향의 작전을 펼쳐 가요계의 판도를 출렁이게 하는 꼭짓점 같은 앨범이 되진 못했지만, 기존의 모습과 어느 정도 타협은 맞춘 셈이다. 새롭게 둥지를 튼 소속사의 대표이자 프로듀서인 황세준과 박효신의 두뇌 조합은 빛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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