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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 리뷰

Wonder Girls - The Wonder Begins

  원더걸스 (Wonder Girls)
The Wonder Begins
2007. 02. 13.

1. 아이러니
2. Bad Boy
3. 미안한 마음
4. Irony (Remix)


시대가 변하고 대한민국에서 들려오는 대중음악의 스타일도 변하고 있다.
불행히도 그 변화는 다른 장르나 새로운 시도가 아닌 그저 뜨는 그룹의 배끼기가 일종이지만 말이다.2000년대 중반으로 접어들어 길거리를 지나가며 들려오는 음악들은 전부 스트링 편곡으로 도배질을 해놓은 워워워 창법에 발라드곡 뿐이다.

지겨울만큼 지겨운 이런 곡들은 셀 수 없이 나오기 시작했고 지금도 상위 순위권에서 그 힘을 발휘해주고 있다. 언제까지 이런 음악 스타일이 독주의 시대를 지키고 있을까? 답은 없다. 항상 당하는 대중에게 크게 먹혀주는 다른 녀석이 등장하지 않는 이상.

그런 부분에서 박진영의 음악은 차라리 더 튀어 보인다. JYP가 가장 잘나갈때 좀 지겹다고 느껴질때도 있었는데, 요즘은 한물갔다는 느낌이 들어서 그런지, 가끔씩 나오는 박진영표 음악은 오히려 '신선'한 느낌까지 든다. 그런데 그게 한창 잘나갔었던 JYP.ent 의 돈벌이를 유지시켜주느냐는 생각에는 분명 의문이 든다. 이곳이 아티스트를 만들어주는 회사도 아니고, 오로지 작곡가 박진영이라는 사람에게 의존한채 모두들 밥먹고 살것을 기대하는 곳인데 흥행이 저조하면 여러모로 고민할 것들이 많아지기 때문이다.(고민하다가 떠난 여자도 있다.) 세계 투어를 진행중이셔서 너무나도 바쁜 비의 이번 앨범 성적만 봐도, 이렇게 뉴스에 광고해대면서 자신감 있게 무대에 설 수 있는 상황은 아닌거 같다. 그리고 지금의 이런 문제점에는 박진영표 음악에 모든 화살을 돌릴 수 밖에 없다.

미국 진출로 생각보다 괜찮게 나가고 있지만 그가 참여한 편곡 스타일은 모두 같다. 박진영의 음악에는 멋진 멜로디도 인상적이지만 단순함이 미학처럼 느껴지는 편곡 역시 빠질 수가 없는데, 원코드가 세계 음악의 주류가 되고, 덕분에 힙합 코드에 한 부분인 마이애미 스타일까지 그 인기에 편승되자 단순한 편곡으로 승부를 보았던 박진영에게는 안성맞춤의 시기가 온것이다. 비의 이번 앨범만 들어도 예전 앨범에서 보여준 It's Raining이나 I do보다 더 뛰어난 원코드와 공감감, 비트까지 곁들어주는 것이, 완전히 그를 위한 현 시대의 음악 장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런 음악들이 국내에서 통하느냐.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의심이 들 수 밖에 없다. 박진영은 예전 자신의 곡들에서 느린 곡이나 웅장한 무엇인가가 필요할 경우, 남들과는 다르게(?) 신디사이저 하나만으로 빈 공간을 다 메웠는데 지금은 아예 코드 하나를 더 넣어서 있어보이는(?)곡을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편곡에 있어 위의 문제점은 이것이 가요가 하닌 힙합에 더 가까운 스타일이기 때문이다.

I'm coming이나 Irony를 들을때, 귀를 감아주는 멜로디가 주를 이루려고 노력하지만 음악 중간에 나오는 랩은 오히려 더 어울린다고 느껴질 정도이며, 댄스 음악으로 장르를 넣으려고 해도 격렬한 춤으로 뭔가 표현하기에는 너무 어색한 비트이기도 하다. 한마디로 비와 원더걸스라는 팀에게 어울리는 곡이 아니다.

예전에는 방시혁이 언제나 박진영 옆에서 도와주웠지만, 요즘은 혼자 프로듀싱에 작곡,작사 까지. 독립으로 사느라 바빠서인지, 그동안 감추어졌던 단점들이 이곳 저곳 잘 보이는 느낌이 든다.

예전보다 곡이 더 잘 만들여졌다고 느껴지는 비의 타이틀이, 흥행 저조에 있어 생각되는 바는 이렇게 안맞는 '비트'와 재탕의 '가사'가 한 몫했다고 생각하는 바.

박진영이 야심차게 만든 또 다른 기획물인 '원더걸스'의 노래 역시 들으면 들을수록 안어울리는 옷을 걸치고 있다는 생각뿐이다.

힙합이 대세이지만 융통성 있는 힙합리듬이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통하는거 같다. 이제 이런 단순무식한 편곡은 그만하고 후배들을 위한 센스 있는 편곡이 나와주길 바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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